2019년작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를 지금 다시 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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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포유류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은 시각이 아닐까 싶다. 먹을 것을 찾고, 포식자를 보고 숨고, 사물과 지형을 분별하며 움직인다. 그래서 시각에 깊이 의존하고, 시각을 잃었을 때 기본적인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이렇게 외부를 관찰하는데 집중하며 살다 보니 안을 들여다볼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책에서는 시선을 나에게 돌릴 필요성과 그 방법을 전달하고자 했다. 집필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의 본질은 동일하다. 다만 대상과 이유가 그 사이에 좀 변했다.
이전에는 자신의 삶과 인생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지금도 같은 마음이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당장 그렇게 할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그 사이에 추가되었다.
‘직업, 직무, 조직이 당분간 변할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답게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글을 쓰며 정리한 결론은 간단했다.
개인 입장에서는 우선 나에게 최적화된 일하는 방식과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 조직의 입장에서는 각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시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답다’고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뿌리를 찾아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시선을 안으로 돌려야만 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위협과 기회를 포착하는데 온 신경이 쏠려 있다. 외부 대상과의 비교와 경쟁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생존본능이 지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안을 들여다볼 기회를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에서는 자신의 본질적인 특성을 탐색해 보라는 뜻에서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보라, 많이 놀아라’라는 말로 마무리했었다. 조직 구성원과 리더들에게도 같은 생각을 전하며 이 시리즈를 마치고 싶다.
가끔씩 멈춰 서서 나다움, 우리다움을 탐색할 여유를 갖기를 바란다. 남들이 멋지다고 하는 것들 중에서 고르는 것 말고, ‘이게 진짜 나다, 우리다’라고 느낄 때까지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시도하는 과정을 겪어보는, 그래서 때로는 실수나 실패도 감내하는 모험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처음 보면 화들짝 놀란다. 하지만 금세 익숙해지고 신기해한다. 괜찮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은 처음에 누구나 낯설고,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경험이니까.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자신과 친해지기를, 자신에게 진솔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빈다.
2024년 3월 30일
박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