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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앤디 Mar 07. 2024

지난 10년에 대한 회고 #1, 2014년 시작

미래의 나,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을 위하여

어느새 가치크리에이션이라는 회사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2014년 - 숫자만 보면 얼마 안 된 느낌인데, 당시 사진을 보니 10년이란 세월의 흔적이 눈에 띄네요.

앞으로의 10년을 더 가치있게 보내기 위해 잠시 멈춰 그동안의 작은 역사를 회고하고, 글로 정리해 나가면서 교훈도 얻어보려 합니다.


#1

2014년 5월 24일, 가치크리에이션은 강남역 모임공간에서 첫 워크숍을 열었다. ‘커리어 플래닝’이라는 과정을 만들어 무작정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집공고를 올리고, 5명의 참가자들과 시작했다 (이 중 한 명은 오랜 친구로 남아 전주에서 열리는 결혼식에도 하객으로 초대받을 정도로 가까워지기기도 했다).


첫 그룹을 시작으로 바로 3개 그룹을 추가로 모집하여 하루 종일 쉼 없이 말하다 보니 한 달도 되지 않아 목소리가 쉬다 못해 제대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날도 있었다.


2014년 5월, 커리어 플래닝 1기


이 당시만 해도 강점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내가 수료했던 강점코치양성과정 1기를 Gallup 미국 본사에서 한국에 직원들을 파견해 처음 진행했던 것도 2014년 7월이었다.


나는 심리학과에 입학했던 2001년 마침 그 해의 베스트셀러였던 Gallup의 Now, Discover Your Strengths를 처음 접했었고(한국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란 타이틀로 2002년 출판), 그때부터 주변인들의 강점 진단과 활용을 도와줬던 경험이 바탕이 되어 14년 후에는 가치크리에이션을 시작하게 됐다.


2001년 출간된 Gallup의 Now, Discovery Your Strengths


2001년 당시만 해도, 책 한 권이 나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의사 말고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더군다나 사업은 나에게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영역이라 믿었다.


하지만 나의 강점을 알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보기 시작한 후에는 전공과 직업이 아닌 나의 본질로 일과 삶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대학교 2학년 때는 중퇴하고 바로 세상에 나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실현해 볼까 진심으로 고민할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그때는 강점이라는 진단도구 자체가 내 일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대학생이던 나는 나의 강점을 활용한 일을 하고 싶었던 것뿐이었고, 당시 고려 중이던 커리어 옵션을 나의 전공이나 지식이 아닌 성향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기 위해 스스로 프레임워크를 고안하게 되었다.


교내 Career Center를 드나들며 자료를 조사하고 counselor들에게 조언을 구하던 것이 밑거름이 되었고, 참고했던 여러 책 중에서도 1970년에 처음 출간된 What Color is Your Parachute?라는 초장기 베스트셀러는 ‘나’를 기준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1970년 출간된 커리어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What Color is Your Parachute?


Simon Sinek의 Start with Why (2009)가 출판되기도 한참 전이었지만, 내가 추구하는 Why와 How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정리하는 나만의 방법을 강점과 접목하게 되었고, 이후 주변 사람들의 커리어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함께 고민해 주는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2년부터 한국장학재단과 사회 저명인사들이 1년간 10-20명 정도의 대학생 그룹을 멘토링 해주는 Korment라는 프로그램의 부멘토를 맡으면서, 내가 10년 전 대학생 때 만들었던 강점기반 커리어 설계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1년 동안의 멘토링 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시 사진을 찾아보다 보니 김미경 원장도 이때 다른 그룹의 멘토로 참가했었다).


혹시나 싶었는데 스타일과 인상을 보니 김미경 원장이 맞다


조직생활을 시작하고 2007년 처음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팀원이나 다른 관리자들이 나의 요청을 잘 들어주지 않는 문제에 부딪히면서 ‘저들은 왜 내 논리로 설득이 안 될까? 저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나와는 어떻게 다를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부터는 강점을 나에 대한 이해와 개인적인 계획을 위한 도구가 아닌,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협업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가치크리에이션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강점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 역시 약 10년 후인 2016년부터였다.


2016년 첫 리더십 워크숍


오늘 글은 여기서 멈추고 교훈을 정리해 보자면,


1.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 끄적인 노트, 어설픈 시도,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조언, 이 모든 것이 결국 무언가로 구현(materialize) 된다는 것.


2. 때로는 이런 구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몇 개월이 아닌 몇 년, 10년의 단위일 수도 있다는 것.


3. 그렇기에, 나의 현재를 계속 기록으로 남기고, 주기적으로 돌아보며 점들을 연결시켜 가야 미래에 활용할 수 있는 원천(source)이 생긴다는 것.


2024년 3월 7일

박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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