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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앤디 Mar 08. 2024

지난 10년에 대한 회고 #3, 2016년

미래의 나,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을 위하여


2016년 - 오롯이 오늘 하루를 넘기는 데만 집중하며 살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제게 필수 비타민 같은 인연을 여럿 만난 감사한 해이기도 합니다.


2016년은 첫 고객 카카오를 시작으로 가치크리에이션의 B2B 비즈니스의 비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리고 팟캐스트도 거의 1주일에 2개씩 에피소드를 올리다 보니 내용 준비, 청취자 공개 녹음 장소 섭외/답사, 참석자 모집, 녹음 편집 등 물리적으로 엄청난 시간을 소요하고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카페 '비단콤마' 옥상에서, 영화의 심리학 야외상영회 + 공개 녹음
팟캐스트 덕분에 방송 출연 - 모든 것이 대본대로 진행되는 것을 알고 대충격. 난 대본을 써본 적이 없다... 강의에서도.
양치기들 개봉 당시 GV를 맡아 진행했다 - 하준 배우, 김진황 감독, 박종환 배우
팟빵에서 김용민 PD가 지식라디오를 개국했을 때 '앤쌤의 심리상담소'라는 라이브 방송도 진행했다.

동양/한국철학 대학원 공부량도 더 늘어났고, 경희대에서 한 학기 동안 인적자원관리 강의까지 맡으면서 캠퍼스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압도적으로 많아졌었다. 2016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번에 사진을 찾아보기 전까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경희대 단풍 - 뒤늦게 한국 대학 캠퍼스 구경은 실컷 했다.

이런 상황에서 B2C를 혼자서 계속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자연스레 B2B에 주로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을 넘어 개인의 인생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B2C를 놓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강점코칭을 시작한 배경도 애초에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순수한 의지와 재능기부였기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인을 거절하는 것은 앞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마침 그 시기에 언더독스의 김정헌 대표와 식사를 하다 ‘퇴사학교’라는 직장인 교육사업을 시작하려 하는데 가치크리에이션의 강점기반 커리어 설계 과정을 커리큘럼에 넣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퇴사학교의 입문 과정 3개 중 하나를 맡아 B2C 영역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퇴사학교 인터뷰 - https://brunch.co.kr/@sicle-official/19


퇴사학교는 2019년에 폐교하기 전까지 강점을 어떻게 더 대중적인 내용으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지, 이직뿐 아니라 커리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성과를 내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해주었다.


장수한 대표에게 빚진 게 참 많다. 혼자서 B2B와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B2C의 모든 부분(마케팅, 행정, 고객상담 등)을 퇴사학교에서 맡아준 덕분에 나는 콘텐츠 개발과 운영에만 집중하며 B2C를 이어갈 수 있었고, 퇴사학교가 열심히 홍보활동을 해준 덕에 B2B 고객들도 가치크리에이션의 존재를 알게 되고 비즈니스로 연결되기도 했다.


또, 4년 동안 수업을 진행하며 멋진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인생 파트너인 아내와 가치크리에이션의 사업 파트너까지도 퇴사학교와 장수한 대표 덕에 만났고, 어른이 되어 만난 나의 동네친구 서민규 작가도 알게 됐다. 최근 '어치브'라는 컨설팅 업체를 창업한 장수한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치크리에이션의 든든한 고문이자 파트너로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며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금의 블로그 글들도 장수한 대표의 적극적인 푸시가 아니었으면 없었을 수도 있다...


퇴사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시기에 장수한 대표와 을지로 안동장에서 굴짬뽕을 먹으며 점심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수한 님은 왜 이 사업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하고 싶어서요”라고 반 농담 반 진담으로 한 짧은 대답은 당시의 나에게 이질감이 컸다. 내가 교육사업을 시작한 이유와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에.


하지만 몇 년 후에는 이해하게 됐다. 장수한 대표와 내가, 퇴사학교와 가치크리에이션이 시너지가 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다름이었음을. 목표와 성과에 집중하는 장수한 대표, 교육 그 자체와 목적에 집중하는 내가 잘 버무려졌을 때 고객이 얻어 갈 수 있는 이득도 제곱이 되었다.


그 이후에도 나와는 굉장히 다른 사람들과 시너지가 나는 경험을 자주 할 수 있었다. 아니, 다름에서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그런 관계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2016년에 얻은 교훈을 정리해 보자면,


1. 큰 성과가 나지 않아도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취미로라도 이어갈 가치가 있다.

2. 함께 노는 친구는 나와 비슷할수록, 문제를 해결하고 목적을 추구하는 사이는 다를수록 좋다 (동료, 부부).

3. 고민이 있을 때 혼자 끙끙대지 말고 떠들고 다니면 내 고민을 해결해줄 상대를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2024년 3월 9일

박앤디


p.s. 안동장 하얀 굴짬뽕 생각에 이 시간에 식욕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 굴짬뽕의 원조라고도 불립니다.


안동장 소개 영상:

https://youtu.be/3C23CQLFBQs?si=Xh4BIKXyzseTCn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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