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당히 긍정적인 사람이다. 솔직히 부정적인 생각을 듣는 것마저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다.
나의 긍정적인 면만을 잠시 본 사람은 ‘저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장점이 있어. 맘에 들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가 너무 긍정적인 면에 치우친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든다.
사람이 너무 긍정적이 되면, 일단 디테일이나 마무리에 약해진다. 일을 하면서 ‘이 정도면 됐다’라는 생각에 세밀한 마무리 작업을 하지 않고 끝마치기도 한다.
사람을 뽑는 데 있어서도, ‘이 정도면 우리 회사에서 충분히 일을 잘 해낼 수 있겠구먼’이라고 생각하고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내 옆에는 나의 과도한 긍정성에 걱정을 하면서 고언을 하는 참모들이 여러 명 포진해 있어 부정적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나는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나와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한다. 부정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인 생각을 한다는 의미다. 자칫 현실감을 잃어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면, 눈앞으로 다가올 부정적인 결과를 애써 외면할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결과에 눈을 감음으로써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걸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나친 긍정의 사촌 격인 ‘억지 긍정’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이런 부정적인 것은 잠시고 바로 좋아질 거야’라고 힘주어 생각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일단 좋은 것이다. 그런 긍정성이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그러나 억지 긍정은 오히려 정신과 몸에 힘이 들어가게 하기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운을 끌어당길 수 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감정에 심신을 맡기는 것이 낫다.
내가 이미 생각이 큰 사람으로서 세상 모든 일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사람이라면, 긍정적 현실이든 부정적 현실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그 정도로 큰 사람이 아니라면, 현실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이 앞에 펼쳐졌을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 한다.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나의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의 나약한 모습조차도 사랑하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야 한다.
주위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나의 마음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연스러움에는 운이 찾아 깃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