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INNER SPARK 09화

도대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by INNER SPARK


갑자기 머리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바로 그것이라면?


사람들은 그것을 대박 또는 행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가 실제 겪은 것들로 볼 때, 그것은 그저 우연히 발생된 사건이 아니다. 내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그것을 찾으려 질문을 허공에 던졌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신기한 일들은 이렇다.




검사로 퇴직 후 변호사 시작한 지 2년쯤 지났을 때 꽤 큰 규모의 형사사건을 맡았다. 수임료를 많이 받은 사건이라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된다는 부담이 엄청 컸다. 물론 의뢰인과 그 가족의 기대도 컸다. 한 집안의 가장이 구속되니, 가족들도 매일 전화를 해오고, 법정에도 매일 나왔다.


그런데 여간해서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최근 전국에서 선고된 판례들을 검토해 봐도 꼼짝없이 실형이 선고될 판이다. 사건기록을 철저히 분석해서 의견서를 작성해 내고 증인을 내세워 보아도 영 확신이 서지 않는다.


증거조사를 모두 마치고, 검사가 구형하는데 징역 4년을 구형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그 반절만 선고돼도 그 사건은 완전 실패로 돌아가고 의뢰인과 그 가족에게 면목이 없어진다.


구형을 받고 나서 며칠 밤 잠이 안 왔다. ‘이거 어떡하지? 내가 뭘 더 안 한 건 없나? 뭐가 더 없나?’하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했다.


그런 생각을 한 며칠 되지 않았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계속 머릿속에서 ‘000를 신청해라. 000을 신청해라. 000을 신청해라’라는 말이 밤새 머리와 귀속을 맴돌았다. 아침에 깨어보니, 그 말이 잊히지가 않고, 머리가 너무 아프다.


이미 검사구형도 끝나고 선고를 하는 마당에 000을 신청하라니..... 형사절차의 상식에 반한다. 내가 검사였을 때도 법정에서 그런 거를 검사 구형 끝난 후 신청하는 걸 본 적이 없다. 000을 신청한다고 해도 판사와 검사가 그것을 받아들여줄 리가 없다.


‘그럼 그렇지. 꿈에서 헛걸 들었나 보군.’이런 생각에 000 신청은 바보 같은 생각으로 치부하고 생각 저 멀리에 던져놨다. 그런데 웬걸 하루 종일 그 생각만 난다.


‘에라 모르겠다. 미친 척하고 000 신청이나 해보자’라는 결심을 하고, 바로 한 장짜리를 작성해서 그것을 법정에 냈다. 검사실에도 ‘000냈으니 한번 검토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화했다. 될 리가 없는 아이디어다. 검사도 시큰둥하다.


그렇게 선고일이 다가왔다. 선고법정에는 차마 못 들어갔다. 실형선고될게 뻔한데.... 그런데 얼마 후에 의뢰인의 가족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변호사님, 우리 아들 집행유예 선고 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신청한 000을 검사와 판사와 받아들여 형선고에 반영한 것이었다.


나는 그 사건을 잘해 결한 덕분에 그런 종류 사건의 전문가로 입소문이 나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상당한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 얻은 아이디어로 몇천억의 수입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과연 그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온 걸까?


되돌아보면, 검사시절에도 그 비슷한 경험들을 한 것 같다.


2년마다 있는 인사에 새로운 검찰청으로 부임해서 갔는데, 갑자기 검사장님이 나에게 ‘기획검사’ 자리를 맡긴다. 나는 기겁을 했다. 검찰청 ‘기획검사’라 함은 검사장님의 하명에 따라 각종 기획서류를 만들어 바치고, 대검, 법무부에 각종 기획서류들을 생산해 내야 하는 창조적 업무를 해야 하는 자리다. 사건기록을 보는 게 편하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업무를 하는 것은 정말이지 고역이다.


그것도 그 검사장님은 검찰청 내에서 ‘기획의 신’으로 불렸다. 그러니 내가 만들어내는 기획서류가 얼마나 하찮게 보이겠는가? 그러나 저항할 수 없는 노릇. 나름 열심히 해보고자 기획업무가 하명될 때마다 밤늦게까지 책상에서 끙끙 앓으며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머리를 쥐어짜 내는 날들이 반복됐다.


하지만, 여간해서 책상머리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오지 않았다. 다 내려놓고 내일 아침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퇴근한다.


검찰청에서 집까지는 1시간 거리로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였다. 기획안에 대한 생각은 잊고 멍하니 어두운 전방을 보면서 집에 갔다가, 다시 아침에 환한 하늘을 보면서 1시간 또 운전을 해서 출근했다.


희한했다. 그렇게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쓰다만 기획서류를 파일을 열면, 일사천리로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서류의 빈칸이 채워져 갔다.


그때는 급하니까 사람에게 초인적인 힘이 생겨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기획검사 1년 하고 나니 검사장님 칭찬도 받는 일도 많아졌다. 몇 년 지나고 보니 검사장님이 그 1년 동안 내가 만든 기획서류를 모아 검사들 교육자료로 사용하고 계셨다.




최근 유튜브에 ‘몰입’이라는 책을 쓰신 서울대 황농문 교수님이 출연하셔서 몰입에 대해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내가 그동안 겪었던 기적 같은 아이디어들이 몰입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황교수님은 원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계속 그 생각을 하면서 질문을 던진 후 잠에 들 것을 권장한다. 얕은 잠이 들었을 때 갑작스럽게 아이디어가 꿈처럼 떠오른다. 그러면 미리 준비해 둔 메모지에 그것을 적는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한다. 하루 밤에 그런 것을 몇 번씩 반복한다고 한다.


내가 겪은 그런 것과 너무나 유사했다. 나도 최근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질문을 던지고 잠자리에 들었고, 가끔씩 해결책들을 구하곤 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을 수 있겠다. 우리 세계는 메트릭스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으로 질문을 던져놓으면, 메트릭스로 연결된 세상에서 그에 대한 해답으로 아이디어를 준다는 것이다.


또는 우리 뇌는 주파수를 주고받는 라디오와 같은 것으로서 우주에 주파수를 보내면, 우주의 지식저장고에서 그에 합당한 해답을 주파수로 보내어 뇌가 받는다는 것이다.


또는 잠재의식으로 가는 문을 지키는 현재의식이 가장 힘을 덜 발휘할 때인 몽롱할 때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때 잠재의식에 침투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종합해서 그럴싸한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


솔직히 다 맞는 말 같다. 과학적으로 여러 견해가 있다. 어떤 이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라고도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원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이렇다.


일단 그와 관련된 많은 생각을 지속적으로 충분히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원하는 것을 질문으로 만들어 머릿속 어딘가에 내던진다. 그 직후 잠을 자면서 내 맡긴다. 또는 머리를 비우는 명상을 한다. 자동차 운전 중 허공을 보는 것도 명상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원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몰입은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 그리고 내맡기는 것 아닐까?


과학자이자 발명가로서 잠재의식을 잘 활용한 니콜라 테슬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비과학적인 것의 힘을 믿는다면, 향후 10년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발전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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