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저 지독한 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있다. 욕이긴 한데, 내 귀에는 그것이 욕으로 들리지 않는다. 부러움의 언어로 들린다. ‘내가 저런 지독한 놈이 돼야 하는데....’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지독한 놈’으로 불리는 사람은 주로 가진 돈은 많은 데 비해 베푸는 게 시원찮은 사람이다. 또는 좀 쉬면서 해야 되는 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열심히 꾸준히 하는 사람이다.
이미 성공했으면서 질시를 받는 사람일 수도 있고, 성공을 위해 앞뒤 안 재고 열심히 달리는 사람을 의미한다.
유년기에 정말 어려운 집에서 자란 사람은 그 없음의 서러움을 아주 잘 안다. 누가 반복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의 잠재의식에 '절대 이런 삶을 살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성공의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그런 ‘지독한 놈’은 장기적인 성공목표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한 달, 일 년, 3년, 5년, 10년의 혹독한 세월을 견뎌낸다. 그렇게 자신이 목표한 성공이 ‘적정한 시간’에 그에게 주어진다.
그런 사람은 하루하루 몸은 힘들어도 뇌는 즐겁다. 일 년이 하루처럼 지나간다. 잠재의식의 성공마인드로 뇌를 새로 세팅할 일도 없다. 이미 그의 뇌에는 성공마인드가 깊게 새겨져 있다.
‘지독한 놈’의 셈법 역시 아주 지독하다. 지출에 대한 통제 마인드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무리 옆에서 ‘그냥 대충 하세요’라고 말해도 절대 듣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성공 레일이 뇌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태어나면서 이미 실패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한두 번 넘어져도 쉽게 털고 일어난다. 그 밑바닥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시절로 돌아갔다가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 굳건한 성공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성공해서도 여전히 그 습관을 고치기 힘들다. 어렵게 억만장자가 된 사람을 보자. 그런 사람들이 더욱더 자신의 지출을 통제한다. 아무리 지출을 열심히 해도 자신이 하층민으로 전락할 일이 없다는 것쯤은 그도 안다. 하지만 그런 하위 마인드를 가지는 순간 자신의 삶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지독한 억만장자’는 성공해서 베풀더라도 아주 절제하면서 베푼다. 그래서 지독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변호사 사무실에 방문하는 큰 부자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런 굳건한 잠재의식의 힘을 느꼈다. 아주 여러 겹 정교하게 세팅되어 있어 쉽게 벗겨낼 수 없다. 같이 온 가족들은 그 힘 앞에서 무력하다. 몇십 년의 삶에서 온 성공 ‘의지’가 아우라를 내뿜는다. 그런 분과 식사를 해보면, 항상 젊은 시절 얘기로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별 노력 없이 행운으로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보진 못했다. 여러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다가 결국 억만장자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그런 ‘지독한 놈’들을 많이 봐온 덕분에 주변의 사업가들을 보면 성공할 상인지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약간의 성공에 들뜬 나머지 자신과 가족의 씀씀이 수준을 높였다가 사업이 급강하면서 삶이 망가지는 것을 보게 된다. 장기적인 성공목표보다는 단기적인 성공에 취하는 사람들이다.
몇 달 만에 큰돈을 벌었다가 그것을 지키지 못하고 그 전보다 못한 삶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젊었을 때 운으로 단기간에 성공했다가 실패하는 경우 향후의 삶이 두 가지로 나누어지게 된다.
그 하나는,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삶을 꾸리는 사람으로서 장기적 목표를 다시 설정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또다시 그런 행운을 바라면서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것이다.
최근에 사람들을 살펴보니, 세상에 아주 돈이 많이 돌 때 코인으로 다단계를 이용해 돈을 벌어본 사람들은 아예 그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한 번만 더 성공하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큰 부자로 살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자리를 맴돈다. 마약을 하는 것과 같이 단기적인 도파민 분비에 중독된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장기적인 성공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그 장기비전에 중독되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헌신하는 것이다. 남들은 ‘왜 저렇게 힘들게 사나....’라고 비웃지만, 5년, 10년 후의 성공한 모습을 명확히 시각화한 ‘지독한 놈’들은 전혀 힘들지가 않다. 성공 후 돌아보면, 1년도 안 걸린 것 같게 느껴진다.
투자수단 중에서 그나마 장기적인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것이 ‘부동산’이다. 나도 부동산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예전부터 알아서 유튜브로 각종 정보를 습득한다. 최근 강남빌딩, 서울건물, 수도권 토지 투자 등에서 성공한 사람이 나와 성공사례를 얘기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런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
그런데 좀 걱정된다. 80-90%의 대출을 받아 그 부동산을 사서 갖고 있으면 ‘빌딩주’ 소리도 듣고 곧 큰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우려가 있어서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저기에서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내놨으나 팔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한마디로 그렇게 소유한 부동산은 온전한 내 소유가 아닌 것이다. 진짜 부자가 아니라, 부자처럼 잠시 보였을 뿐이다. 80-90%의 대출로는 자산의 가치상승을 충분히 이끌어낼 시간여유를 가질 수가 없다. 자산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말이다.
부자는 천천히 된다. 그렇다고 온전히 사업소득, 근로소득만으로 부를 창출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나는 부동산, 주식, 코인 모두 자산증식 수단으로써 괜찮다고 보는 사람이다. 다만, ‘지독한 놈’ 소리를 들을 만큼 자산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놔야 한다는 소리다. 그릇이 충분히 크지 않은데 큰 자산을 담으려 하면 이내 기울어 미끄러져 빠져 나가 버리고 만다.
돈 버는 능력, 돈을 관리하는 능력, 자산을 사고파는 능력, 사업능력, 세무관리능력 등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들도 많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직업에서 충분한 현금창출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자산으로만 총 자산 수준을 올리려다가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갈 수 있다.
큰 그릇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진다. 그것을 만드는 장인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반죽을 충분히 해주고, 모양을 신중히 만들고, 말리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가마 안에서도 충분히 만들어질 시간을 갖는다. 장인은 그런 전체 과정을 모두 상상하고, 과정들마다 시간을 들여 최선을 다한다.
장기적 목표, 장기적 비전을 가진 사람들은 그래서 매일의 삶에서 두려움이 없다. 이미 이루어진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고, 그 시간은 적정한 때에 주어지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지독한 놈'이란 소리를 지겹도록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