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성공이 일차적으로는 ‘열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우연한 행운 덕분이라고 한다. 행운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연은 왜 성공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각자 지나온 날들을 살펴보면, 우연히 발생한 사건, 우연히 만난 한 사람 때문에 인생행로가 바뀐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미래를 아무리 세밀하게 그린 다하더라도 실제 이루어지는 절차를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이 그 중간에 끼어든다. 그것 때문에 우여곡절 내지 변화를 거치면서 결과가 만들어진다. 그 결과는 그 우연 때문에 더욱 크게 되기도 하고 작게 되기도 하고, 실패로 귀결되기도 한다.
우리가 성공의 제1조 건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열정’, ‘열심’이 과연 실제로 성공의 제1조 건이 될 수 있을까? 실패한 사람들이 열정이 없어 그렇게 됐을까? 평범함에 머무는 사람들은 열정이 없어 그 자리에 있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에게만 그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다. 실패한 사람의 실패원인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는다. 서점에 가보면 성공한 사람이 쓴 동기부여 책이 인기리에 팔린다. 실패한 사람은 책을 잘 쓰지도 않지만, 그런 사람이 책을 썼다고 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 유튜브 동영상만 해도 성공한 사람이 운영하는 것만 잘된다.
사람들은 성공의 원인에 목말라 있다. 실패의 원인은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실패한 사람 대부분은 성공한 사람처럼 열정적이었거나 전략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어떠한 원인이 작용했기에 성공과 실패로 나뉜 것일까?
어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처절하게 실패한 사람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것이 있었다. 나는 희귀 영상이라 그 영상을 흥미 있게 봤다. 성공스토리보다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감정이입도 쉬웠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데 성공스토리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동영상을 보면서 ‘저분의 과거를 보니 열정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사업아이템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우연히 사람을 잘못 만나는 등 운이 나빴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업, 연애, 직장 등에서 실패했다고 하면, 마치 그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직장과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그 능력이 탁월하고 더 열심히 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우연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잘 나가던 항공사들은 예상치 못한 코비드 감염병 사태로 거의 파산지경까지 갔다. 그런데 우연히 매수한 마스크 공장으로 인해 한순간에 부자반열에 오른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정말 그저 우연의 차이에 불과하다. 우연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나도 수차례 사업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절망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잘되고 못되고는 누구의 잘못 보다는 우연의 요소가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면 성공과 실패의 큰 원인이 우연이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원인과 결과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결과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많은 선택지가 놓이게 된다. 하루에도 자잘한 결정을 수백 개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결정도 수십 개 한다. 그런 선택상황에서의 결정들이 원인이 되어 결과에 영향을 준다. 그 선택의 순간은 정말 우연인 경우가 많다. 합리적인 생각이 아닌 그냥 직관에 의존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내가 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한다. 그냥 내 잠재의식에 새겨진 자동장치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결정된 것들도 많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촘촘히. 수 만 년 전부터 그 에너지들이 엉켰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우리의 조상들 역시 아주 우연적인 사건들에 휘말려 희로애락을 겪었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유전자 속에 모두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직감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연결성에 대해서 다시금 느끼고 조화와 균형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에 의한 좌절보다는 희망을 보려고 해야 한다. 우리가 모르는 공간과 시간에서 마술처럼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우리가 희망적으로 보려고 하면 무한한 희망의 공간과 사람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매 선택의 순간마다 직관을 잘 발휘하는 것이 인생에 영향을 크게 미침을 말 수 있다. 그것은 솔직히 과학을 아무리 들이대도 설명하긴 힘들다. 이렇게 촘촘히 연결된 에너지장 또는 정보망에서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노출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우연을 끌어오기보다는 우연의 세계에 나를 들여놓는 게 더 쉽고 빠르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나는 실패했을 때 그 원인을 너무 합리적으로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이라는 요소가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 우연과 운의 기운이 여러 선택과정을 통해서 성공이라는 모습으로 그 앞에 펼쳐질 수 있다.
[범선(그림판그림), by INNER 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