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개의 연구를 모았는데도 시장은 반대로 갔다
마트의 채소 코너에 두 종류의 토마토가 나란히 놓여 있다. 한쪽은 보통 토마토. 한쪽은 "유기농" 라벨이 붙은 토마토. 가격은 두 배. 손이 어느 쪽으로 가는가.
많은 사람들은 망설이다가 유기농을 집는다. 더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 영양가 있을 것이다. 더 건강할 것이다. 가족을 위해서는 그래도 이쪽이 낫지 않을까.
그런데 영양가에 관한 한, 이 믿음의 출처를 추적하면 이상한 곳에 도착한다. 정확히 말하면, 출처가 없는 곳에 도착한다.
2012년 9월 4일,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한 편의 논문이 실렸다. 제목은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더 안전하거나 건강한가? 체계적 문헌 고찰". 저자는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크리스틴 스미스-스팽글러(Crystal Smith-Spangler)와 디나 브라바타(Dena Bravata) 등 12명의 연구진.
이 연구가 시작된 계기는 단순했다. 브라바타는 환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고 있었다. "선생님, 유기농을 먹는 게 좋을까요?" 그녀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유기농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상충하는 주장들이 뒤섞여 있었고, 누구도 전체를 종합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메타분석을 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진은 1966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수천 편의 논문을 검토했다. 그중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연구는 240편. 17편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223편은 식품의 영양소 함량과 오염도를 직접 측정한 연구였다. 외부 자금 지원은 없었다. 어느 농업 단체도 어느 식품 회사도 이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비타민 함량에서 유기농과 일반 농산물 사이에 일관된 차이가 없었다. 영양소 중에서는 인(燐)만이 유기농에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인 결핍증은 거의 없기 때문에 임상적 의미가 거의 없다"고 명시했다. 단백질, 지방 함량에서도 유기농 우유와 일반 우유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유기농 우유에서 약간 높게 나타났지만, 이것은 소수의 연구에 근거한 결과였다.
연구진은 특정 과일이나 채소에서도 "유기농이 더 건강하다"고 일관되게 말할 수 있는 품목을 찾지 못했다. 연구의 제1저자 스미스-스팽글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기농이 항상 더 건강하고 영양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의 연구는 그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여기서 잠시 멈춰야 한다. "차이가 없다"는 결과는 의외로 다루기 까다롭다.
통계학에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은 두 가지 의미일 수 있다. 첫째, 정말로 차이가 없는 경우. 둘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는 그 차이를 검출하지 못한 경우. 둘은 같지 않다.
그렇다면 스탠퍼드 연구는 어느 쪽인가? 240편의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은, 단일 연구로는 검출하기 어려운 작은 차이도 발견할 수 있는 분석이다. 표본 크기가 거대해지기 때문이다. 그 거대한 표본으로도 영양소의 일관된 차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첫 번째 의미에 가깝다.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크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통계적 유의성과 실질적 유의성은 다르다. 비타민C 함량이 유기농 토마토에서 6%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자. 표본이 크면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토마토 한 개에 들어 있는 비타민C가 20밀리그램이라면, 6% 차이는 1.2밀리그램이다. 이것이 우리 몸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임상적으로 거의 무의미하다.
스탠퍼드 연구는 이 두 유의성을 구분해서 보고했다. 그리고 결론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연구가 발표되자 즉시 비판이 쏟아졌다.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찰스 벤브룩(Charles Benbrook) 교수는 스탠퍼드 연구가 농약의 건강 위험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농약의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 등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4년, 영국 뉴캐슬 대학교가 주도한 또 다른 메타분석이 영국 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되었다. 343편의 연구를 종합한 이 연구는 유기농 작물에서 항산화 물질이 더 높고 카드뮴이 더 낮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맞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사실 두 연구 모두 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소 함량에는 차이가 없거나 미미하지만, 농약 잔류량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항산화 물질 같은 일부 성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인간의 건강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단기 영양소 함량과 장기 건강 결과 사이에는 거대한 인과의 사슬이 있고, 그 사슬을 다 검증한 연구는 아직 없다.
스탠퍼드 연구의 정확한 결론은 이렇다. "유기농 식품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영양적 우위를 가진다는 강한 증거는 없다." 농약 노출은 줄일 수 있지만, "더 영양가 있다"는 주장은 뒷받침되지 않는다.
여기서 이 편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탠퍼드 메타분석이 발표된 2012년, 미국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약 270억 달러였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22년, 시장은 약 6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유기농 매장은 늘어났고, 유기농 가격 프리미엄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
연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연구는 충분히 있었다. 240편에서 343편까지, 메타분석이 거듭되었고, 그때마다 결론은 비슷했다. 영양소 차이는 작거나 없다. 그런데도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왜인가?
답은 "유기농을 사는 이유"가 영양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유기농을 사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농약 노출에 대한 우려. 환경에 대한 책임감. 동물 복지에 대한 윤리. 화학 비료를 쓰지 않는 농법에 대한 신뢰.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가족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정서.
이 중 어느 것도 영양소 함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런데 이것들이 마트의 진열대에서 "유기농 = 더 건강하고 더 영양가 있다"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환경윤리가 영양학으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출처가 슬쩍 바뀐다.
1편 MSG는 편지 한 통이라는 작은 출처가 거대한 공포를 만들었다. 3편 소금은 147배 용량의 쥐 실험이 반세기의 상식을 만들었다. 5편 달걀은 5만 달러의 로비가 콜레스테롤 공포를 만들었다. 모두 "출처는 작은데 믿음은 거대했다"는 구조였다.
7편 유기농은 정반대다. 출처는 거대하다. 240편의 메타분석. 343편의 후속 메타분석.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런데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시장은 반대로 간다.
왜 그런가? 영양에 대한 믿음이 사실은 영양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유기농이 더 영양가 있다"고 말할 때, 그 문장의 진짜 의미는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이거나 "나는 환경을 생각한다"이거나 "나는 화학물질을 두려워한다"이다. 영양이라는 단어는 그 감정의 운반체일 뿐이다.
이런 종류의 믿음에는 메타분석이 듣지 않는다. 240편이든 1000편이든, 데이터는 감정의 출처를 바꾸지 못한다. 출처가 잘못된 경우보다, 출처와 믿음이 다른 곳에서 작동하는 경우가 더 다루기 어렵다.
1편의 MSG는 출처가 편지 한 통이었다. 3편의 소금은 출처가 쥐 실험이었다. 5편의 달걀은 출처가 5만 달러였다. 7편의 유기농은 다르다. 출처는 분명하고 충분하다. 다만 믿음의 진짜 출처가 영양학이 아닐 뿐이다. 이런 경우에는 추적이 끝나도 무엇도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