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2. #응급실 2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면 이대로 까비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밤이 될 것만 같은.
까비를 다시 안아볼 수 있었다. 조금 전 모습이 까비의 마지막일 줄 알았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했다. 우리 까비 사랑한다고. 까비를 안은 채로 우리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까비에게 했다.
나도 잘 놀아준다고, 한다고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놀아줄 걸. 중요한 일들도 아니었는데 놔두고, 그 좋아하는 공놀이 한 번만 더 해줄걸. 주말에 잠 좀 덜 자고 산책 한 번만 더 해줄걸. 가족사진 찍기로 했었는데 더 일찍 갔다 올 걸.
예쁘게 입고 까비와 같이 가족사진을 찍자고 말로 계획만 세운 지 몇 년이 지났다. 이제 다시 다 같이 사진을 못 찍게 될까 두려웠다. 평소에 셀카 찍는 것을 싫어하는 나인데도 이 순간에는 열심히 핸드폰 카메라로 우리 가족의 사진을 찍었다. 이틀 밤을 새운 엉망인 몰골이지만 , 다시는 이 순간이 오지 않을까 다급한 마음으로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