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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팍 Jul 23. 2018

자기파괴 습관과
창조적 파괴

비워야 채울 수 있다

At the heart of capitalism is creative destruction. - Joseph A. Schumpeter

<자본주의의 핵심은 창조적 파괴다>라고 말한 조지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와 '기업가 정신'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다.


'창조적 파괴' 개념은 박근혜 정부(2013년 2월 출범, 2016년 12월 권한정지, 2017년 3월 파면)의 '창조경제'를 옹호하기 위해 혹은 비판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창조적 파괴'와 '창조경제'는 '창조'라는 낱말이 들어갔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안 보이는데, 용어의 유사함 때문인지 두 개념을 연결해 쓴 글들이 꽤 많았다. 그 가운데 박근혜 정부 기간에 '창조경제'에 [우호적]인 글과 [비판적]인 글을 몇 가지 찾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호적] 창조경제, 창조적 파괴, 그리고 기업가 정신 - 한국경제연구원, 2013년

[우호적] 다시 슘페터다 ‘창조경제’의 답 ‘창조적 파괴’와 ‘혁신’에 있다 - 주간조선, 2013년

[비판적] 창조적 파괴 vs 파괴적 창조 - 매일경제, 2013년

[우호적] 창조경제를 향한 창조적 파괴 - 중앙일보, 2013년

[우호적] 창조경제의 핵심은 기업가 정신 - 한국경영자총협회, 2013년

[비판적] 창조적 파괴 못하는 ‘창조경제’ - 세계일보, 2016년

 

'창조경제'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채 결국 박근혜 정부는 막을 내렸다. 전국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벤처와 중소기업의 혁신을 돕기 전에 자신부터 혁신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국가적 뜬구름 잡기였던 '창조경제'가 오히려 이 시대에 필요한 '창조적 파괴'에 걸림돌이 된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창조적 파괴'가 '창업가 파괴'가 되지 않도록 창업 기업의 실패에 대한 안전망도 구축하고, 대기업의 기술 탈취와 인력 유출에 대한 보호막도 마련되길 바란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07536.html

http://www.venturesquare.net/757611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8/2018020800346.html



창조적 파괴


'창조적 파괴'는 "기술혁신으로 오래된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다.

말은 멋있지만 실상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파괴'는 현재 내 손에 쥔 것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며,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창조'는 미래에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잡는다는 뜻이다. 현재의 확실함을 포기한 대신 미래의 불확실함을 선택하는 것이며, 낯선 것과의 조우이다.

'파괴'와 '창조' 사이에 고통은 필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처럼 장밋빛 미래만 그리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 그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오랫동안 하나의 일을 하다 보면 '먹고사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믿음이 생긴다. 그 믿음은 기업과 개인이 불안에 떨지 않고 묵묵히 앞만 보며 걸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옳았던 믿음이 앞으로는 옳지 않은 믿음이 될 때이다. 스스로를 파괴할 시점을 깨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파괴 습관


배드 해빗 (Self-Destructive Habits of Good Companies)이라는 책에서는 "기업이 탁월한 성과를 내며 성장해가면, 그 결과로 기업의 근본을 갉아먹는 자기파괴 습관이 무의식 중에 생겨나게 된다. 이런 기업의 자기파괴 습관은 습득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어 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중독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타파하거나 극복함으로써 기업을 건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현실부정, 오만, 타성, 핵심역량 의존, 경쟁근시안, 규모집착, 영역 의식" 등의 7가지 '자기파괴 습관'에 대한 사례를 제시한다.


우리도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혹시 '자기파괴 습관'이 있지는 않은지, 있다면 '자기파괴 습관'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   


http://www.yes24.com/24/goods/3081836



파괴와 창조의 상징, 우로보로스


고대의 상징은 본질을 꿰뚫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우로보로스 Ouroboros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ouro (꼬리)와 boros (먹기)가 합쳐진 말이다. 풀어쓰면 "내가 내 꼬리 먹기" 정도가 되겠다.

*출처: mythologian.net

이 그림을 얼핏 보면 '자기파괴 습관'의 상징으로 보인다. 뱀이 자기 몸을 먹으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창조적 파괴'에 가깝다. 뱀은 살고 싶다. 살려면 먹어야 한다. 자기 몸을 먹다 보니 죽어간다. 그래도 살려면 먹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우로보로스는 우주가 유지되기 위한 자연의 끝없는 파괴와 창조의 사이클, 죽음과 삶의 무한한 순환 등을 의미한다. 즉 우로보로스는 '무한'을 상징한다. 우로보로스는 파괴로 창조하고, 창조로 파괴한다.



업무의 창조적 파괴


'창조적 파괴'는 "기술혁신으로 오래된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다. 이를 우리가 업무하는 것에 적용한다면 "업무혁신으로 쓸데없는 기존 일을 파괴하고, 쓸모 있는 새로운 일을 창조하자"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늘 바쁘다. To do list가 꽉 차 있다. 매일 수많은 To do를 완료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일을 할 여력이 없다. To do list가 꽉 차 있으면 새로운 To do를 할 수 없다. 기존에 하던 일들 중에 가치가 낮은 걸 파괴하는 게 먼저다. 파괴 후 여유 공간이 생기면 그때 가치가 높은 걸 창조하면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면 '원씽'이라는 책을 읽으면 감이 잡힌다. 책의 전반부는 흥미롭다가 후반부에 힘이 좀 빠지는 느낌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볼 때 좋은 책이니 추천한다.


http://www.yes24.com/24/goods/9349031?scode=032&OzSrank=1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파괴가 먼저이고 창조는 다음이다. 집 정리와 수납을 도와주는 정리 컨설턴트가 본격적인 정리에 앞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버리기'다. 내가 하는 일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안 해도 될 일은 쓰레기통에 과감히 버리자. 아깝다고 못 버리고, 하던 일이라 못 버리면 늘 하던 일에 파묻혀 마냥 바쁘기만 할 뿐이다.

바쁘다 바빠! *출처: www.wrike.com


/ 직장인 업무 기본서, 업무전과




*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quotefancy.com/quote/1404658/Joseph-A-Schumpeter-At-the-heart-of-capitalism-is-creative-de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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