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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Jun 08. 2023

"죄송합니다. 인턴의 실수였어요."

"다른 사람의 실수에 우리는 혹은 나는 얼마나 관대한가?"

미국의 한 매체가 2년 전에 생뚱맞은 이메일을 수만 명에게 보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다. 이메일의 내용은 다름 아닌 "이것은 통합 테스트 이메일입니다."였다. 이 매체는 유명한 케이블 및 위성 방송사 HBO로, 원더우먼 1984,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프렌즈 스페셜 특집 등을 공개한 OTT 서비스 HBO MAX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왕좌의 게임’을 방영하여 대박을 터트렸던 곳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이메일을 보낸 것일까?’


이를 두고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턴이나 신입사원이 실수로 발송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대량의 이메일 오발송의 원인이 인턴의 실수였다고 한다. HBO는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턴에게 동정과 격려의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쏟아졌다. 메시지는 '인턴에게’라는 문구로 시작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커리어 초창기에 겪었던 실수와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인턴을 응원했다.


인턴에게,

학부생 시절 하버드 의대 로이 키쇼니 교수 연구실에서 일하던 중 연구실의 유일한 멀티 채널 파이펫을 떨어뜨려 깨뜨렸어요. 결국 제가 고칠 때까지 실험실의 모든 사람이 실험을 하는 데 몇 시간을 더 소비해야 했어요. 저는 당황했고 연구실에서 저를 미워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때 누군가 다가와서 제 어깨에 손을 얹고 "아무것도 망가뜨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뿐입니다."라고 말했죠.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고 많은 분들의 리더십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인턴 생활!"


인턴에게,

저는 아내와 전화를 끊을 때마다 "사랑해, 끊어"라고 말하며 통화를 끝냅니다. 어느 날은 너무 바빠서 아내와 전화를 끊고 "사랑해, 끊어"라고 말한 다음 바로 상사와 통화를 했는데 역시 "사랑해, 끊어"로 끝냈어요.


인턴에게,

동료가 먼저 전날 밤 데이트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이메일을 보냈어요. 저는 전날 밤의 데이트가 엄청나게 지루했고 일찍 귀가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했어요. 이메일을 보내자, 그때 제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너 방금 모든 사람에게 보냈어"라고 말했어요! 모두 25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었죠. 그들은 몇 주 동안, 이 사건을 안주 삼아 식사 때마다 언급했죠. 최고의 데이트가 아니어서 다행이었어요!!!



이메일 발송 실수를 저지른 인턴에 대한 격려와 지지는 고용주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달한다. 직원들의 실수는 불가피한 현실이며, 고용주들은 그들이 실수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실수를 성장과 배움의 출발점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친절하고 이해심 있는 안내와 격려를 통해 실수를 귀중한 교훈과 개선의 동기로 바꿀 수 있다.


십여 년 전 나도 인턴으로 근무하며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어떤 분이 이렇게 말을 하더라.


"인턴이니깐 이런 실수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충분히 많이 실수해 보는 게 장기적으로 더 좋을 수 있어요."


당시 그의 사려 깊은 조언이 무척 힘이 되었다. 다른 사람의 실수에 우리는 혹은 나는 얼마나 관대한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 자신도 실수하므로 다른 사람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 실수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라면 크게 다를 수 있었는지 등을 고민하면 조금 더 원만하게 공감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관대함을 보여주면 그들도 자신에게 관대함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관대함은 서로 간의 신뢰와 존중을 높이며,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모두는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성장의 여정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수를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여길 때 혁신, 창의성, 회복탄력성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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