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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후 Jul 03. 2023

처음으로 맡은 스타트업 공모전 평가위원

실패하더라도 전진 또 전진

창업진흥원의 외부 평가위원으로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르는 자리에 앉았다. 지난 3년간 창업진흥원에 스타트업 관련 글을 꾸준히 기고한 것이 인정받아 이런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신사업 기획자로서  근무하며 수많은 지원 서류를 준비하고 발표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평가위원으로서 창업자들의 발표를 듣고 질문하고 평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팁스타운에서 열린 발표장에 들어서자마자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미 수백 개의 지원서류를 검토하고 평가했고 그중 최종단계 오른 스타트업들을 현장평가해야 하는 책임감이 내 어깨를 무겁게 했다. 첫 번째 스타트업을 평가한 기준이 마지막 스타트업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러나 내가 주는 점수가 누군가의 꿈과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졸였다.


발표자들은 다양한 모습이었다. 발표 자체가 부담스러워 떠시는 분도 있었고, 정부 지원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분도 있었다. 흰머리카락이 살짝 보이는 베테랑 창업가도 있었고, 오전에 시험을 치른 후 달려온 고등학생도 있었다.


발표 내용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분은 진심과 열정이 묻어나는 발표를 펼쳐주셨고, 어떤 분은 주최 측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만 강조하셨다. 어떤 분은 기존의 IR 자료를 암기하듯 읊으셨고, 어떤 분은 별도의 자료 없이 말로만 설득력을 높이셨다.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소수점 자리의 숫자였다. 그 숫자에 따라 누군가는 지난 몇 주간의 땀과 눈물이 보상을 받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쉬움과 후회로 술잔을 비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내 심장이 더욱 거세게 뛰었다.


이번 경험으로 인해 나 역시도 창업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창업자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진 그리고 또 전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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