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일어난 상황이'상수'라면 우리의 마음가짐은 '변수'이다.
"제가 올해 초에 권고사직을 당했어요."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묵직한 주먹이 날아온 듯 했다. 한편으론, 세션에 참여하신 분이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했다.
"고생이 많으셨네요.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힘드셨어요?"
"너무 창피하고 분해요."
"무엇이 창피하고 분한가요?"
"10년 전 뜻이 맞는 창업자와 공동창업한 기업인데 제가 이렇게 회사를 나오게 될 줄 몰랐어요."
"창피하고 분한 것을 논외로 하고도 지금이 더 불행한가요?"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지금이 더 나아요. 그런데 지난 세월이 아쉽고 그런 결말을 맞았다는 것이 분해요."
"그런데 이게 왜 화가 날 일이죠?"
"네?"
"10년이라는 시간을 헌신했는데도 불구하고 OO님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는 동료들의 속내를 지금 알게 되었잖아요."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OO님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없는 동료들과 또 다른 10년 혹은 20년을 앞으로 함께 할 수도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더 불행한 게 아닐까요?"
"아, 그렇게 생각하진 못했네요."
"오히려 회사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이렇게 일찍 OO님이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오히려 그때보다 재정적으로 시간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계시잖아요?"
"감사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정말 그렇네요."
삶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계속해서 흘러간다. 때로는 길을 잃거나 막다른 골목에 서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또 다른 문이 열리고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현실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