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타헤리포어 교수의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는 협상 전문가이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인 모리 타헤리포어의 저서이다. 그녀는 협상을 가르치는 수업에서 팀을 구성하여 실제 상황을 재현하고, 학생들에게 각자의 역할에 맞게 협상을 하게 한다. 그녀의 수업은 일반적인 협상 이론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협상 상황에서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관찰하고 분석하게 한다. 그녀의 학생들은 수업이 예상과 달리 심오하고 흥미로웠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그녀는 좋은 협상가가 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바로 공감, 열린 마음, 집중력이다. 그녀는 이 세 가지 요소가 협상의 본질을 이루며, 협상의 목적은 거래가 아니라 대화와 관계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과 연구, 그리고 학생이나 고객의 사례를 들어 이 책의 주제를 설명하고, 협상에서 자신의 두려움과 편견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첫 번째 요소인 공감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협상은 ‘합의 도달을 목표로 하는 대화’라는 정의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 문제해결, 리더십, 회복탄력성 등의 소프트 스킬을 요구한다. 협상에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이 없다면, 협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협상에서는 머리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열린 마음을 통해 자신과 상대방을 탐구하는 것이다. 좋은 협상의 출발점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자신의 힘을 깨달을 수 없고, 자신의 협상 우위를 알 수 없으며, 최대 능력치를 발휘할 수 없다. 협상을 통해 우리는 경청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만심 때문에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배우기도 한다. 또 협상이라는 렌즈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자각하고 그것과 씨름하면서 자신이 왜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되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협상은 자신의 도덕적 신념과 가치관을 깊이 들여다보는 렌즈가 되고, 대화에 필요한 공감 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집중력은 현재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는 능력이다. 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간관계를 깊게 하며, 협상에서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협상에서는 상대방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집중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상대방의 눈동자, 미소, 몸가짐 등의 신호를 잘 잡아내는 것은 협상의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에 협상에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하면 뇌의 편도체라는 부위가 활성화되어, 타인의 말을 듣거나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감정을 다스리고 집중해야만 상대의 감정과 반응,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 오롯이 집중할 때 필터 없이 모든 정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있다.
협상은 삶과 일상의 일부이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협상을 하고 있다. 협상은 단순히 연봉 협상과 같은 특정 거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와 대화하거나, 회사 측의 채용 제안을 고려하고 답변을 보류하는 것도 협상의 일환이다. 협상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표현하는 기회이다. 협상은 의사결정이고 커뮤니케이션이며 비판적 사고이다. 협상을 잘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협상의 실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것이다. 협상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감이 넘치고 공격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편견이다.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협상가는 비윤리적 행동에 빠질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윤리적 퇴색(ethical fad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윤리적인 판단이 점차 사라져 비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만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협상가라면 자신의 도덕적 원칙을 타인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지켜야 한다. 협상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과 관계도 중요하다. 타헤리포어는 공감, 열린 마음, 집중력이 상대방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가치와 신뢰를 창출하며, 만족스럽고 지속 가능한 합의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협상의 근본은 문제해결이다. 자신의 강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협상에 대한 신선하고 인본주의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모리 타헤리포어는 다양한 경험과 연구, 그리고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연결과 진정성의 힘을 입증한다. 이 책을 읽으면 협상은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자신을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창의적이고 동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