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마케터의 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기계와 인간의 창의성 대결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마케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휴넷CEO 포럼 '포사이트 코리아 2025'에서 LG U+의 김태훈 상무는 "AI시대 마케팅 뉴 트렌드 2025"라는 주제로 AI가 마케팅 분야에 미칠 영향과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방향에 대해 통찰력 있는 강연을 펼쳤다. 이 글에서는 그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마케팅 트렌드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개인화 마케팅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과거의 규칙 기반 개인화는 이제 막을 내렸다. 고도화된 AI 예측 모델링이 고객의 니즈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뿐만 아니라, 고객조차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욕구까지 예측하고 제안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의 잠재적 욕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LG U+ 김태훈 상무가 설명을 이어갔다. AI 기반 예측 모델링은 이러한 잠재 욕구를 포착해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AI가 특정 고객의 분유 구매 가능성을 예측하면, 맞춤형 광고가 즉시 고객에게 도달한다. 이는 단순한 규칙 기반 시스템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다.
Salesforce의 2022년 "State of Marketing" 보고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준다. AI를 활용하는 마케터 비율이 2018년 29%에서 2022년 68%로 급증했다. LG U+의 실험 결과도 인상적이다. AI 기반 예측 모델링 도입 후 광고 클릭 전환율이 최대 38%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성과는 AI가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깊이 있게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 마케팅 전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립하는지 입증한다.
LG U+가 선보인 AI 광고 제작 혁신은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23년 첫 시도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한층 진화한 AI 광고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작 효율성의 극대화다. AI 도입 이후 광고 제작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예컨대 2억 원의 제작비와 3개월의 제작 기간이 필요했던 프로젝트를 AI를 활용해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됐다.
AI는 단순히 효율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LG U+의 AI 기반 광고는 1300만 뷰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Accenture의 2021년 연구 역시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AI를 도입한 기업의 84%가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크리에이터들이 더 가치 있는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AI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여전히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전문성과 통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AI 기술의 발전이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UCC(User Created Content) 시대는 저물고, 이제 UACC(User and AI Co-Created Content) 시대가 밝아오고 있다.
UACC, 즉 "사용자와 AI가 함께 만드는 콘텐츠"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온다. 최근 한 개인이 AI로 제작한 볼보 자동차 광고와 GTA 스타일의 게임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사례들이 UACC의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한다.
IDC의 2021년 보고서는 더욱 놀라운 전망을 제시한다. 2024년까지 전 세계 AI 시장 규모가 5,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얼마나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떠오른다. 기업들은 이제 고객들에게 AI와 함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 경험은 한층 확장되고, 고객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AI 기술은 혁신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 활용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레고와 도브의 사례는 AI 기술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레고는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훼손한다고 판단해 AI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AI로 제작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러한 결정을 더욱 앞당겼다. "레고다운" 창의성과 따뜻함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이는 기업의 핵심 가치와 AI 기술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도브 또한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데 비현실적인 것들은 쓰지 않겠다"며 AI 기술 사용을 과감히 거부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AI 기술은 단순히 트렌드라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AI 기술 도입 시 자사의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선다. 이는 기업의 전략, 문화, 인적 자원과 깊이 맞닿아 있다. 따라서 기업은 AI 기술 도입 시 브랜드 가치, 기업 문화,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은 AI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AI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기업의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내는 전략적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AI 기술의 발전이 마케터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마케터들은 단순한 기술 사용을 넘어 AI와 인간의 창의성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AI 기술로 효과적하게 표현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LG U+의 사례가 이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마케터들이 AI로 20만 개의 광고 프레임을 생성하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AI가 만든 콘텐츠를 인간이 선별하고 다듬는 작업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단순히 AI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이 최종 결과물의 품질을 좌우했다.
마케터는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브랜드의 본질과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검토하고 필터링하는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다.
LinkedIn의 2023년 "Jobs on the Rise" 보고서는 흥미로운 변화를 짚어낸다. AI 및 기계학습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등 AI 관련 직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직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마케터를 비롯한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열리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김태훈 상무의 강연은 AI 시대의 마케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AI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을 경계하고, 기업의 실질적인 니즈와 준비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리더들은 AI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예측 모델링과 개인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UACC 시대에 대비해, 고객들이 AI와 함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AI 기술의 조화로운 활용이 중요하다.
"AI 트렌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이 한 마디가 모든 것을 함축한다. 기업의 상황에 맞는 신중한 AI 도입만이 성공으로 이어진다. AI는 마법 지팡이가 아닌 강력한 도구일 뿐이며, 그 활용 방식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AI 시대의 마케팅은 기술 혁신과 인간 창의성의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기업들은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되, 브랜드의 본질과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잃어서는 안 된다. AI가 주도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승자가 되려면 기술과 인간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핵심 가치와 AI의 잠재력을 하나로 엮는 전략적 지혜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