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올해는 말의 해라던데
달리는 말에게는
산과 하늘이 여물과도 같아
풍경을 살라 바삐 스치어 가버리고,
잠깐의 흘김도 놓치지 않는 채찍질의 소리는
공중에서 일그러진다.
아쉬움이 섞인 콧김만 공기를 적신다.
지나치는 저 멀리 산 속에는
구름이 스며든다.
꽤나 많은 길을 걸었고
많은 산과 들녂을 지나쳤었던 것 같다-나는 그런 풍경들을 모른척 하기로 하였다.
이 길에는 사실 끝이 없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달리는 말에게 그것은 부러진 다리를 목도한 것과도 같은 것-닳아버린 발굽은 흙탕길에 초라히 도장을 찍는다.
시간은 흘러흘러 멈춰지질 않아서
나는 문득 봄이 돌아오는 것 조차도 두려워했다-그것은 낯선 징조였다.
오늘도 해는 일찍 잠에 들었다.
알록달록함과 아지랑이와 향긋함이 나를 휘감는 날이면
무거워진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나의 인사를 대신하기로 하였다.
참방이던 흙탕물은 어둠에 잦아들고
옅은 희미함이 비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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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적었던 짧은 글인데, 매일 매일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갈길을 재촉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현타가 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느꼈던 심정을 적었던 것 같아요. 계절은 한겨울의 분기점을 지나는 시점이었던 것 같은데, 봄이라는 계절을 참 좋아하는 제가 문득 봄이 오는 것마저 두려울 만큼 저의 속도를 재촉하고 있더라구요. 나의 본체와, 나의 소중함마저 잃어가며 앞길을 재촉하는 듯 할때마다 이 글을 꺼내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말띠는 아니지만, 무오일주, 말의 사주긴 하더라구요. 원래 시를 쓰고 이렇게 주를 달지 않는 편인데, 뭔가 적고 싶었습니다. 지금 시간에도 앞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계신 모든 분들께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