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돌아와 열차에서 내리자 얼어붙은 공기가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계절에 비해서 따뜻하다고 생각했는데, 창밖의 온도를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나른하게 흔들리던 열차의 포근했던 기억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입고 있던 재킷에 양손을 찔러 넣고 서둘러서 역 중앙으로 향했다. 기차역을 빠져나와 지하철 플랫폼으로 이동해서 집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레 몸을 옮겼다. 점심을 앞둔 오전 시간이라 열차 내는 한산 했다. 평소와 다르게 신촌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목포에 내려가기 전 새벽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주차 문제 때문에 스튜디오로 차를 이동시켜두고 왔었다. 무거운 짐을 옮겨 싣고 사흘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반가운 내 차를 타고 2-3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집으로 이동했다.
시트의 열선을 평소보다 세게 켰다. 시동이 걸리고 차가 출발하자 히터에선 겨울 냄새가 나는 따뜻한 공기가 나왔다. '맞다, 겨울엔 이런 냄새가 났었지' 이렇게 몇 번을 맞는 계절에도 다시금 현재를 상기시켜주는 것들이 있었다. 양쪽 창문을 조금씩 열었다. 작은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에선 마른 낙엽 냄새가 났다. 미처 겨울을 맞을 준비가 되기도 전에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낙엽들은 도로 곳곳에 카펫처럼 깔려 있었다. 차들이 지날 때마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은 도시의 거리를 가득 채웠다.
집에 돌아와 서둘러 짐을 풀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할 정리를 했다. 간단히 급한 마감을 하고, 샤워를 하고 짧지만 깊은 잠에 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었을 때 나는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