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푸른빛으로 반짝였다. 12월인데도 그다지 춥지 않아서 겨울 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잠깐 밖을 나섰을 때 이제야 겨울 같은 기온이었다.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한가득 받았다. 왜 이렇게 작아져 있었던 건지, 스스로를 초라하게 묶어 두었던 시간들이 새삼 아까웠다.
수년 만에 만난 오랜 친구는 편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얼굴을 하고서는 20대의 자신은 단 한순간도 나에게 솔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솔직한 마음들을 털어놓기까지 10년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금이 편안하다고 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스스로가 좋고, 나이를 들어가는 모습도 좋다며 오래 전과 같은 귀여운 소녀의 모양으로 웃었다.
비행기 시간은 금세 다가왔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평안한 표정과 긴 시간을 건너 전해온 솔직한 마음에, 아주 깊은 곳에 있던 무의식의 어두운 조각들이 녹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계절은 먼 길을 돌아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