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잘 가, 봄]이라는 노래가 있다. 가장 처음 듣게 된 버전은 지하철에서 라이브를 하는 영상이었다. 낮 시간의 한산한 1호선 라인에서 특별한 통제 없이 동의 정도만 구하고 촬영된 영상 같았다. 지하철의 진동과 소음마저 음악의 일부처럼 들려오는 이 영상은 포근한 봄날의 햇살 같은 곡이었다.
처음 우연히 발견하고는 한눈에 매료되어서 한동안 매일 아침 의식처럼 이 라이브 영상을 보고 하루를 시작했다.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내가 사진작가 어시스턴트를 막 시작했을 무렵이었고, 아직 20대의 중반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나이였다. 아직 무엇도 되지 못했었지만 막연한 미래의 두려움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설렘과 기대가 훨씬 컸다.
창문을 열어도 그리 춥지 않은 아침이었다. 환기를 시키고 청소를 하면서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들었다. 무언가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고,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마음을 따뜻하게 채웠다.
그리고 내 삶을 한차례 뒤바꿀 만큼의 설레는 사랑이 시작되던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