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일지도 모르는 아침

by 노엘

새벽 공기에 눈을 떴다. 담요와 이불을 두 겹으로 해서 덮고 있었는데도 밖으로 나와 있는 얼굴이 추웠다. 휴대전화를 열어 날씨 정보를 보니 6도, 청명한 새벽하늘이었다. 한겨울의 포근한 낮 온도에 가까웠다.


조금 더 자고 싶은 마음에 뒤척이다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서 거실로 나와 뜨거운 차를 내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아득한 새벽 화물 열차의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창 밖은 아직 푸르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보일러를 켤까 말까 5분 정도 고민하다 켜기로 했다. 작은 스토브 정도가 있으면 좋겠는데, 늘 생각만 한다. 바닥이 따뜻한 것도 좋지만, 공간 안에 열원과 광원이 있는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더 따뜻해진다. 어딘가 그리운 기분이 드는 그 느낌이 좋다.




그러고 보니 슬슬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내야 한다. 신년이 오는 것과 함께 정리가 되기 때문에 그리 오래 함께 할 수는 없어서 10월 말에서 11월 초엔 트리를 꺼내 둔다. 이렇게 말하니 어느새 연말 같은 기분이 든다.




어제의 글과 조금 이어지는데, 며칠 전 광고인 친구들은 3차로 우리 집에서 술을 마시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모두 자고 갔다. 혼자라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테지만, 그래도 손님이 왔으니 올해 첫 보일러를 켰다. 그런데 너무 세게 켠 나머지 덮고 자라고 준 담요들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모두 여기저기 내팽개쳐져 있었다. 그래도 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오히려 더웠다.




정오가 가까워져서야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고, "국밥 먹으러 갈까?"라는 말에 모두 동의했다. 누가 봐도 해장하러 나온 부스스한 모습의 남자 셋은 저마다 다른 페이스와 방식으로 아침 해장을 하고 각자의 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며 본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깊이 숨을 쉬면 차가운 공기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왔고 충분히 살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뜨거운 음식과 고요한 말들이 채워지는 이 계절이 좋다. 시간은 생각보다 짧은데,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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