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by 노엘

할 수만 있다면 가고 싶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그때 갔었더라면 삶이 무엇이 달라졌을지 지금도 자주 궁금해지곤 한다. 거의 10년 전의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던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시험 삼아 도전해 봤고, 어이없게도 한 번에 비자가 나와 버렸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만 해도 한 번에 나오는 경우는 잘 없어서 대필을 해주는 회사들이 있었다. )


유효하게 사용이 되려면 앞으로 1년 내에 출국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포토그래퍼 어시스턴트를 시작한 지 3~4년 차에 다다를 무렵이었고, 지금 이걸 놓고 떠난다면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았다.


거의 매일 여권과 비자 합격 엽서를(귀여운 엽서로 통지가 된다.)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금세 1년이 지났고, 결국 나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사진작가의 꿈을 이루지 못할 두려움 때문에 사랑마저 포기하고 가지 않는다는 선택을 했다.


그게 잘한 일인지는 여전히 알 수는 없다. 모든 것이 결과론적이고,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어쩌면 그때 이곳에 있었더라면 더 새로운 기회와 어떠한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몇 번을 이곳에 와도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은 늘 여전하다.


이번 일정도 반을 넘기고 앞으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부터는 비구름의 영향을 받아 비 소식이 가깝다. 맑은 하늘 아래를 걷는 일은 아마도 오늘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이곳에 오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우연히 받았던 단 한 장의 편집장 명함에 모든 것을 건 메시지를 담아 호소하듯 메일을 보냈고, 하나의 일이 조금씩 자라서 지금은 적지 않은 좋은 인연들과 함께하고 있다. 다들 서로 좋아해 주고 응원해 준다.


아마도 조만간 도쿄에 있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회사에 소속이 될 것 같다. 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그리고 이 정도 달려오면 잃었던 것들을 다시 손에 넣을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나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고, 오래전 그리움을 지니고 사는 한 명의 평범한 남자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을 더 잘하고 싶다. 내가 느꼈던 모든 것들을 앞으로 만들어 갈 결과물에 그리운 풀냄새처럼, 달콤했던 맑은 공기처럼 녹여 남기고 싶다. 그것이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삶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일일 것이리라.


벌써 많은 일이 그리워진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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