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구름은 손에 닿을 것처럼 낮아져 있었다. 언젠가 열대 휴양지에서 보이던 구름이 이제는 일상에서도 시야에 들어온다. 여름의 우기가 생겨났다. 이따금 스콜도 내렸다. 덕분에 날은 궂지만, 하늘만큼은 아름답다.
아직 시작도 안 된 8월은 이미 거의 모든 일정이 가득 찼다. 하루에도 겹치는 날이 많아서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라도 걸리면 큰일인데 하고 앞선 걱정도 든다. 그 일정의 시작은 사실 오늘부터 이어진다.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하는 유명인과의 닷새간 매거진 촬영이다. 로케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며 화보 촬영과 체험을 겸하는 그런 기획이다.
다음 주가 8월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시간은 정신을 차려보면 먼 곳까지 달려와 있었다. 3~4년 정도 사용한 휴대전화의 용량이 가득 차서 2018~21년 하반기 사이의 사진을 백업하고 삭제했다. 백업된 사진들을 보고 있다 보니 새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제는 멀어진 사람, 새로 알게 된 사람, 예전보다 가까워진 사람, 수많은 현장과 잊고 싶지 않았던 기억의 순간들. 마음에서 희미한 통증이 느껴졌다.
유난히 수박 주스 파는 곳이 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좋아하는 것이 늘어서 긍정적인 일이긴 한데, 무슨 계기가 있었던 걸까. 여름 한정 커피보다 좋다. 시럽은 빼주세요.
스튜디오의 틀에 많은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무더운 여름은 금세 지나갈 것이고, 바람이 차가워질 무렵, 따뜻한 자리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하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