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노엘

긴 잠을 잤다. 자리에 누운 시간이 저녁 여덟 시 무렵이었고, 눈을 뜬 건 오전 여섯 시 반 정도. 늦게 잠드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이르게 잠들고, 길게 자는 것도 드문 일이다.


삶의 의지가 꺾이는 날이 있다. 그리고 그런 작용이 반복되다 보면 머릿속은 온통 죽음을 수렴하는 형태로 변해간다. 10대 무렵엔 스스로의 모습이 추하게 변하기 전에 죽고 싶었다. 그리고 최근엔 그 시기가 상당히 지나가 버렸음을 느낀다.


바라고 원하던 모습과 현실의 순간이 어긋나 있는 것을 볼 때면 죽을 만큼 괴롭다. 그럴 때면 좋은 점 같은 건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장면이 돌아올 때의 유일한 해결책은 잠이 드는 것뿐이었다.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무엇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삶을 리셋하듯이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뜨면 얼마간 머리는 맑아져 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모든 의지가 꺾여있던 어제와는 다른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사실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완벽하게 채워질 수 없음 또한 알고 있다.


수많은 물질을 소모하고 또 소유해도 행복과 비슷한 것은 손에 넣기 어렵다.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었던 날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나는 몇 번이고 삶을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