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머릿속이 젖은 솜을 구겨 넣은 것처럼 무겁다. 아침이 되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을 마셔도 쓴 맛과 비린 냄새가 난다. 부정적인 감각만은 민감해진 채로, 다른 감각들은 기능을 종료하고 어디에선가 잠이 들어있는 것 같다. '나도 이제 지쳤다고' 하며 먼지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시야가 닿지 않는 동굴 속으로 사라졌다.
흰 바탕 위에 깜빡이는 프롬프트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말을 건네는 일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쉬워지지 않는다. 말을 꺼내서 후회하고, 꺼내지 못해서 후회한다.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도, 과정만큼은 제법 곤혹스럽다. 나를 떠난 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마도 그 부분이 가장 서글픈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