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간

by 노엘

하고 싶은 말들이 형태를 갖는 일은 언제나 그랬듯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해서 즉시 어떠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로는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운 머릿속의 미지근하고 어지러운 감정들이 한여름 아스팔트 위의 아지랑이처럼 시야를 흐리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떠올랐던 것들이 책상에 앉자마자 증발된다. 방구석구석 흩어진 마음들을 도저히 하나로 묶을 수가 없다. 잠이 덜 깬 탓인가 커피를 마셔 보아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보아도 변하지 않는 건 어지러운 마음뿐이다.


하얀 침대 시트 커버에 내려앉은 눈부심 위로 희미하게 새소리가 들려온다. 어른이 되어 도심에서 반복되는 오전의 형태는 소년 시절의 아침과 닮아있다. 새들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아침을 알린다.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서둘러야 하는데, 마음이 두 박자 정도 멀리에 놓여있다. 차가운 수박주스라도 마시면 좀 나아질까.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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