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것들이 그렇지만 지나고 나면 명확하게 떠오르는 것보다는 그날의 분위기와 온도 같은 것만 희미하게 남곤 한다. 날짜는 물론이고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것을 먹었는지 따위 보다는, 어딘가 그리운 냄새가 나던 해질 무렵의 공원 벤치 같은 모습처럼.
어쩌다 실수로 지상에 내려온 구름을 손으로 잡아보려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은 잘못되었을 수도 있는 장소에 예상하지 못한 순간인 것이다. 그렇게 가능성은 때때로 삶을 괴롭힌다. 고단하게 만들고, 잠들 수 없게 만든다. 모든 것을 손에 쥐어도, 아마 그다음의 어떠한 것이 채워지지 않았음을 느낀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리라.
스스로의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불필요한 욕심이 많다.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마주한 것들에 세심한 눈길을 주었어야 한다. 오늘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지나가고, 영원한 것은 없다. 앞으로 50년만 지나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죽거나, 멀어져 있을 것이다.
"어제는 젊은 모습이었지만, 우리가 이렇게 점점 나이가 들고, 이 모습도 처음으로 만나는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대와 함께 변해가는 자신을 부모와 함께 나눌 수 있고, 주변 친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거울도 보기 싫다며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던 나에게 그가 말했다. 무엇을 그렇게 조바심을 내고 있었던 걸까, 단지 시들어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던 생각이 얼마간 부끄러웠다.
시대의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것이라면, 그런대로 살만한 삶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