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싫어"
나는 이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희미하게 감지하고 있었던 것들을 이미 그녀는 알고 있었다. 특별한 계기 또한 없었다. 우리 사이에 놓여있던 거리가, 경계가, 시간의 둘레만큼 멀어져 갔을 뿐이었다.
날카로운 무언가로 가슴을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먼 평행선 위에 올려진 시간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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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무섭고 냉철한 태도를 유지하는 선배가 있었다. 어느 쪽으로 보아도 남성미가 넘치는 외모와 목소리의 소유자였고, 후배들에겐 늘 엄격했기 때문에 모두가 어려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말했다.
"나는 아직도 이별이 아프다."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런 위로의 말도 꺼낼 수 없었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도 보통의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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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형태의 부정과 멀어짐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것은 익숙한 척이었고, 스스로에게 고개를 돌리는 정도의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마음이 향하는 점은 늘 부서질 듯 연약했다. 무덤덤한 어른이 된 줄 알았는데, 슬픔은 그 자리에 어린 시절의 모습 그대로 숨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