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아마 훨씬 전부터였을지도 모르지만, 최근에서야 매미가 우는 소리에 눈치를 챘다. 새삼스러운 여름이다. 매일이 녹아내릴 듯 무덥다. 며칠 전 잠깐 밖에 세워둔 차에 올랐을 때, 복사열 때문이긴 하겠지만 외기 기온이 40도가 찍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방수 이어폰을 샀다가 사흘 만에 잃어버리고 다시 구매했다. 등록했던 3개월치 강습비보다 이어폰에 더 큰 지출을 하고 말았다. 생활 속 이런 불운은 이제 익숙하다.
더위 때문인지 마음 때문인지 최근 들어 거의 매일 선잠을 잔다. 일상을 마치고 돌아오면 잠깐 정신을 잃듯 쓰러진다. 그러고 나면 잠들 수 없다. 악순환이다.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제법 긴 시간을 도망쳐 왔다. 너무 멀리 와버렸다. 먼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어디에나 있지만 누구에게도 잘 보이지 않고, 원하지 않는 그런 형태. 가장 바라지 않았던 그런 모양.
며칠 전 보험 상품을 팔기 위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통화 마지막에 살가운 목소리로 저녁 식사 안부를 물어왔다. 잠깐 당황스러웠지만, 적당히 거리를 둔 대답을 했다. 영업사원의 멘트에 마음이 흔들린 그 순간이 무어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서글펐다. 차를 멈추고 엉엉 울고 싶었다.
아무렴 어때라는 기조로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좋을 건 없었다. 마치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불량품들을 모아둔 어두운 창고 한구석에 홀로 남겨져 있는 오래된 라디오가 된 기분이었다.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조금도 괜찮지 않은 여름, 거리와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이 와도 나는 버텨낼 수 있을까. 전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