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by 노엘

포털 사이트 메인에 입추라는 단어가 걸려 있었다. 어느새 여름이 끝나간다. 지난해는 세상이 다 잠길 만큼 비가 내렸다. 한강이 범람 위기를 맞기도 했고, 크고 작은 천들이 폐쇄되는 곳들이 생겨났다. 이로 인한 사망자에 관한 기사도 몇 번인가 읽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도 일부 통제되는 곳들이 생겨났고, 운전을 하면서 바라보는 한강은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 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랬었나? 정도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보다 현재의 폭염이 훨씬 더 선명하게 직면해 있어서 그런 거였을까. 올해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하늘이 높고 맑았다. 구름은 바람의 모양을 따라 시시각각 변해갔고, 아열대성 기후처럼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덕분에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날들도 제법 있었다. 하늘과 반비례하는 모양의 도심은 어딜 가도 뜨거웠다. 식을 줄 모르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탓에 열섬현상은 매일 이어졌고, 해가 저문 뒤에도 열대야가 찾아왔다.


이따금 도심에서 벗어나면 놀라울 만큼 시원했다. 드라마틱하게 시원하다기보다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났다. 37도까지 찍히던 외기 기온은 바닷가 주변에선 28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8월이다. 아니 어째서 8월인 거지, 시간을 감지할 때면 늘 마음은 조급해진다. 당장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음만큼은 안절부절 못 한다. 그렇다고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도 아니다.


왠지 여름은 일 년의 한가운데 같은 느낌이 있어서 지나는 순간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어느새 연말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공기는 차가워질 것이고, 깊게 숨을 들이쉬면 지나간 추억들과 낙엽 냄새가 온몸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