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by 노엘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라도 수영을 하려고 한다. 등록할 때만 해도 어차피 일주일에 세 번 정도만 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매일 사용할 수 있는 회원권을 등록했다. 일주일에 적게는 세 번 보통 네다섯 번은 수영장에 가고 있다. 다시 시작한 지 한 달 즈음되어가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처음보다는 자세가 많이 돌아온 것을 느낀다. 호흡도 조금 길어졌다. 상급으로 올라가겠냐는 강사님의 말에 아직 더 하고 올라가겠다고 전했다. 그만한 체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 턴도 잘 못 하고.


체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바지의 허리 사이즈와 거울 속에선 일부분 달라짐을 느낀다. 타이트해졌던 바지들은 다시 잘 맞게 되었고(아직 멀었지만) 여기저기 붙어있던 지방들은 일부 사라지고 탄탄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이가 든 만큼 다른 건 바꿀 수 없지만 몸과 체력만큼은 신경 써야 한다. 얼마 전 촬영장에서 문득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스스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 순간에 힘든 기분이 든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연 센터를 찾아내 등록했다.


예전에 수영을 했을 때에는 마치고 나면 금세 극심한 공복이 밀려오곤 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그런 기분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입맛이 없다고 해야 하나, 무언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있었던 공복감도 사라진 채로 한두 시간이 지나야 만 뭔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상태로 돌아온다. 깨어있는 근육들이 아직 진정이 되지 않은 위화감이 줄곧 남아있어서, 무언가로 더 채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은 되지 않는다. 최근엔 술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지만 자연스레 술과도 더 거리를 두게 되었다. 가끔 마셔야지 하고 사다 놓은 맥주들이 줄지도 않고 냉장고에 남아있다. 마시는 건 탄산수와 차가운 생수 정도. 여담이지만 배달음식에 함께 오는 콜라들은 몇 년째 남아있는 것도 있다.


식단도 바꿨다. 자극적인 배달음식과 외식 의존이 90% 정도였는데, 다이어트식 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건강하게 짜인 도시락으로 대부분의 식사를 한다. 칼로리도 적고 양 자체도 적다. 간도 약한 편이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엉망진창으로 먹고 싶어질 때가 오는데 그럴 때면 먹는다. 빈도가 줄었기 때문에 술도 마시고 싶을 땐 마신다. 기본적으로 먹고 있는 영양제와 약의 주기를 신경 쓰려고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아무런 일정이 없이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다가 수영을 다녀오면 왠지 하루를 열심히 산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자존감이 낮아질 무렵에 몸을 움직이는 건 제법 좋은 환기가 된다. 어딘가 속고 속이는 것 같지만, 기분이 좋아 나쁠 건 없다. 방수 이어폰에 새로 들을 노래들을 더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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