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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하라 9시간전

[2] 누군가가 생각하는 가죽 공예가

가죽공예가는 어떤 사람인가




 안녕하세요, 저는 가죽공방을 하고 있어요. 가죽공예가입니다.


 이렇게 나를 소개하면 신기해하기도 하고, 재미있어하기도 한다. 가죽공예가란 드문 직업이기는 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자영업자고 교육자고 제조업자다. 이렇게 풀어서 보니 '가죽공예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지 않은가.


귀엽게 만들어본 가죽공예가 모루인형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나의 가죽공예가의 삶이란 절반은 만드는 일이고, 절반은 교육하는 일이다. 모든 가죽 공예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는 점은 어떤 직업이건 크게 다르지 않다. 가죽공예가도 그런 것이다.


 가끔은 사람들이 보는 가죽공예가인 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누군가는 아주 멋진 가죽 전문가, 기술자로 생각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가죽에 대해서는 가죽을 사고 파는 사람보다는 덜 알고, 기술자로서는 공장에서 오랜기간 일한 숙련공보다는 못하리라.


 그러나 그들의 중간에 서서 다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물건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소재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약하다. 직접 만들어볼 있는 기회는 더욱 적다. 공방에서 누군가 가죽을 만져보고, 이해하고, 만들어볼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보면 나는 기술자보다는 선생님에 가까운 셈이다.


충남장애인자립생활교육센터에서 수업중인 나


 때로는 공장처럼 물건을 잔뜩 만들기도 하고, 수선이나 제작에 대한 의뢰가 적지 않지만 사람은 결국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더 열심히, 잘하는 법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공예가로서의 삶을 살고 싶고,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떠올려준다면, 가죽공예가란 가죽과 사람 사이의 다리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죽공예가마다 다르겠지만 생각이야 자유로운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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