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국화와 칼

by 인사보이

메이지유신 전후로 무엇이 일본을 강대국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료마가 간다, 세키가하라 전투, 대망 등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지만 <국화와 칼>을 읽으니 일본인에 내재된 문화적 특성에 대해 일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국화와 칼>은 유명한 책이죠. 미국인 인류학자가 2차 대전이 끝날 시점부터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일본을 연구하며 쓴 책입니다. 저자가 연구한 일본인의 특성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모든 것을 알맞은 장소에 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 맞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일본인의 특성이 안전, 품질, 장인 등의 키워드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도쿄로 전사 워크샵을 갔던 일화가 생각 납니다. 업무 담당자들이 사전 계약한 내용 이외에는 어떤 일도 전혀 진행해 주지 않더군요. 심지어는 이동식 스크린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아주 사소한 것들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 특유의 문화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1945년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 지금의 일본은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깊이 있는 연구와 날카로운 통찰에 대해서는 생각해볼만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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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우연히 다른 사람에게 온을 받음으로써 보답의 빚을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교적 인연이 먼 사람에게 뜻밖의 은혜를 입는 것을 일본인으 가장 불쾌하게 생각한다. 일본의 거리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났을 때, 모인 군중이 수수방관 하는 것은 단지 자발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경찰이 아닌 민간인이 제멋대로 참견하면, 그 사람에게 온을 입히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메이지 이전의 유명한 법령 중에는 “싸움이나 말다툼이 났을 때, 불필요한 참견을 하면 안된다”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 경우 분명한 권한도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무언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받는다.

스미마센을 영어로 옮기면 Thank you, I’m grateful 또는 I’m sorry, I apologize가 된다. 예를 들어 거리를 걷다가 바람에 날아간 모자를 누군가가 쫓아가 주워 줬다면, 다른 감사의 말보다 이 말을 즐겨 쓴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모자를 되돌려 줄 때, 당신은 예의 바르게 그것을 받으면서 마음 속의 괴로움을 고백해야 한다. “이 사람은 지금 나에게 온을 베풀었지만, 나는 이제까지 한 번도 이 사람을 만난 일이 없다. 나는 이 사람에게 이쪽에서도 온을 제공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런 은혜를 받아서 꺼림칙하지만 사죄하면 약간은 마음이 편해진다. 감사를 나타내는 말 중 스미마센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이리라. 내가 이 사람에게서 온을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은 모자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자. 그 이상은 나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니까.

미국은 경쟁과 자극을 바람직한 일로 생각한다. 경쟁이 사람들을 자극시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게 만들고 사람들은 자극을 받음으로써 작업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혼자 일 할 때보다 경쟁자가 있을 때 성적이 높다는 거다. 반면 일본에서 테스트한 결과 는 반대로 나타난다. 일본 사람들은 경쟁 상태에 놓였을 때 성적이 오히려 나쁘게 나타난다. 분석 이유를 보면 문제를 경쟁으로 해결하려 하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빼앗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쟁을 자신에 대한 외부의 공격이라고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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