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Book Review 남깁니다. 배철현의 <정적>입니다.
책의 주제는 정적, 잠잠한 호수와 같은 마음 상태를 얘기하지만 오히려 변화가 핵심 주제라는 걸 알게 됩니다. 진부한 과거와 과감히 결별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머리로 배운 것을 가슴으로 내리는 데 40년이 걸린다'
책에 나오는 말처럼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변하기 위해 배운 지식이 실행이 되기 위해선 더 많은 고통과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습관을 들여 반복하고 실수하고 다시 반복하며 시간과 몸으로 체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기 위해 주말에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변하고 싶은데 주저하고 있는 시기에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메모한 내용 중 몇 가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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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은 노력입니다. 그냥 듣는 것은 오리도 할 줄 압니다.
역경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불행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허락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은 자신이 선택한 자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호되게 시험한다. 신은 혹독한 시험 과정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자를 더 위대한 인간으로 훈련시킨다.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란, 나와 상관없는 무언가에 연연해하는 것이다. 남들이 나에게 부과한 기대, 혹은 타인의 기준에 나를 억지로 맞추려는 눈치, 혹은 과거의 습관에 무의식적으로 매달리려는 구태의연함을 버려야 한다.
학습이라는 단어는 배움의 핵심을 담고 있다. 배움이란 습관이다. 정신적인 깨달음은 육체적인 노동을 반복함으로써 완성된다. 어미 새의 비행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목격한 어린 새는 날개를 퍼덕이며 스스로 비행을 연습해야 비로소 새롭게 태어난다. 배움이 실질적인 행위로 보강되지 않는다면, 그런 배움은 거짓이다.
적은 수로 완수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은 수로 완수하는 것은 부질없습니다.
허망한 사람은 거대 담론에 집착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사소한 일들을 무시하거나 얕본다. 그는 자화자찬에 중독되어 불가능한 일을 꿈꾸기 때문에 자신과 주위를 돌보는 겸손이 없다.
반면 위대한 사람은 지금 여기, 자신에게 주어진 사소한 일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긴다. 그는 대중의 환호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그의 집중을 흔들어놓는 방해꾼이다.
악은 미움, 시기, 경멸, 불의와 같은 감정에 사로잡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혼돈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부족함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비겁함이다. 악이란 자신에게 집중해 ‘더 나은 나’를 찾지 못하고, 자신이 아닌 타인이 만든 허울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어리석음이다.
나의 사소한 생각과 무심코 내뱉은 말, 그리고 생각 없이 하는 행동들이 내 삶의 격을 결정하는 원인이다. 이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내 삶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인류는 경쟁을 통해 진화했다. 그 경쟁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위한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범인들은 타인과 경쟁하지만, 흠모하는 자신을 열망하는 사람은 오래된 자기와 묵묵히 경쟁할 뿐이다.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소멸시키는 괴물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정의롭다. 시간은 세월로 거짓을 심판한다. 사람들은 시간의 속성인 인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그 주장조차 유구한 시간 안에서는 조급함이자 거짓이다.
우리는 종종 삶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그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 우리의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불안과 불만을 타인 혹은 공동체에서 찾으려 한다. 우리가 경험한 전쟁, 유신 그리고 독재가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심화시켰다. 그러나 환경이 나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결정적인 요소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