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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팀장의 탄생

by 인사보이

페이스북 초창기 인턴 사원으로 입사해 부사장까지 승진한 ‘줄리 주오’의 실리콘밸리식 팀장 성장기입니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팀장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신임 매니저로서 실수한 이야기, 실패에서 배운 이야기 등 실제 경험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 원론적 이야기가 아닌 생생한 후기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팀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좋은 피드백의 기술은 무엇인지, 생산성 있는 회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장하는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누구를 채용해야 하는지, 좋은 팀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등 매니저가 되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주제별로 잘 구분되어 있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담겨 있어 참고할 내용이 많습니다.

신임 팀장은 신입 사원과 비슷합니다. 모든 역할에 처음이 있듯 신임 팀장 역시 팀장 역할은 처음입니다. 실수하고 경험하며 배워갈 수 밖에 없죠. 중요한 건 리더십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배우는지, 고민한 부분을 적용하며 학습하는지 여부입니다. 실무자로 머물며 주어진 일들을 처리하는 데 급급한 리더와 리더십을 향상시키고 탁월한 팀을 만들기 위해 매일 고민하는 리더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탁월한 팀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집니다. 신임 팀장이 읽어 보면 특히 도움되는 내용이 많지만, 조직운영에 고민이 있는 모든 분들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특히 책 중반에 나오는 팀장을 위한 자기관리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팀장이 어떻게 하면 나다움을 지키며 리더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참고할 점이 많습니다.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리며, 메모한 내용 일부 공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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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을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 기준은 우리의 현재 성과를, 두 번째 기준은 우리가 앞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다. 관리자로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하고 탁월함을 널리 인정받아야 한다. 아무리 상황이 나쁘고 아무리 많은 일에 치인다고 해도 관리자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팀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돕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팀의 규모가 커지면 관리자의 실무 능력은 점점 그 중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팀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 팀 전체의 역량을 곱절로 증가시키는 것, 다른 말로 멀티플라이어 효과를 내는 것이다.

당신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은 시간과 에너지다. 팀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쓸 때 팀원들과 더욱더 건전한 관계가 형성된다. 그래서 관리자에게는 일대일 면담이 무척 중요하다. 나는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사람과 최소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은 면담할 것을 권한다.

누군가의 수고, 탁월한 능력, 유익한 조언, 바람직한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진심으로 칭찬하면 그 사람에게 엄청난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람은 강점을 발휘할 때 성공할 확률이 한층 높아진다. 탁월한 관리자들에게만 있는 능력이 하나 있다. 각 사람의 특장점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관리자의 임무는 각 사람의 재능을 성과로 직결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많은 대기업이 1년에 한두번 정도 360도 피드백을 실시한다. 혹시 공식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당신이 직접 피드백을 취합하면 된다. 나는 분기마다 각 팀원과 긴밀하게 일하는 사람 몇 명에게 짧은 메일을 보내서 1) X가 특별히 잘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 많이 했으면 하는 게 무엇이고 2) X가 바꾸거나 그만둬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360도 피드백은 그 내용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팀원과 따로 면담 약속을 잡아서 이야기해야 하고, 이 때 서로 알게 된 것을 나중에 상대방도 참고할 수 있도록 꼭 문서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팀원들이 쓴 관리자 평가서를 수도 없이 읽었는데 “관리자가 어떤 점을 개선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피드백을 더 많이 주면 좋겠다”이다.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피드백을 주는 요령을 따지기 전에 일단 해야 할 것은 자신이 피드백을 충분히 주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 피드백을 더 많이 주는 것이다.

업무 피드백만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팀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요구하는 것이 “실력 향상과 커리어 개발을 위한 피드백을 더 많이 주세요”이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관리자가 성과에 대한 관심을 넘어 인간적인 관심도 보여주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각 팀원의 행동과 커리어 목표에 대한 피드백만 주는 일대일 면담을 실시하면 도움이 된다.

내가 지금까지 아주 껄끄러운 피드백을 포함해 많은 피드백을 주면서 느낀 건데 사람들은 연약한 꽃이 아니다. 이제껏 “좀 살살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팀원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내가 더 발전할 수 있게 피드백을 주세요”라고 요청한다.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세요”라고 당부한다. 누군들 아닐까? 솔직한 말이야말로 존중의 증거다.

자기계발의 비법이 있다면 ‘항상’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딱 하나인데,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잊지 않고 부지런히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가?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듣고 진정한 변화로 보답할 수 있는가? 피드백을 받았으면 반드시 고맙다고 인사하자. 피드백을 받고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 피드백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니 본인만 손해다.

의사결정 회의에는 이런 특징이 있다.
- 결정이 내려진다.
- 결정권자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참가한다.
- 관련된 정보가 바탕이 된 신뢰할 수 있는 대안들이 객관적으로 제시된다. 또한 팀에서 추천하는 안이 있다면 함께 공유한다.
- 반대 의견을 밝힐 시간도 똑같이 줘서 자신의 의견이 묵살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게 한다.

성장하는 조직의 관리자에게는 사람을 잘 뽑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이 뽑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단 한 사람을 뽑더라도 훌륭한 인재를 뽑으면 팀의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채용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건설할 기회라는 사실이다.

내가 우리 팀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비전을 전해들은 사람 다섯 명에게 그 비전을 다시 말해보라고 했을 때 모두 똑같은 말을 한다면 비전이 잘 설명된 것이라고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팀원들이 진실을 더 편하게 말하도록 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바로 반대 의견을 환영한다는 태도를 강조하고 그런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자. 팀원들 앞에서 당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당신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주자.

복잡하게 얽혀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가닥이 잘 잡히지 않은 문제를 팀원이 어쨌든 풀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맡기는 것만큼 강한 신뢰의 표현도 없다. 물론 이때는 팀원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된다고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그런 믿음이 있다면 한 발짝 물러나서 팀원이 알아서 하게 놔두자. 이제부터 그 팀원이 그 문제의 책임자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지하자.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해야 위임을 받은 팀원에게 책임감이 생기고 힘이 실린다.

요즘 나는 단순한 인센티브로 엄청난 결과를 노리는 행위를 경계한다. 그런 인센티브는 실제로 보면 단순하지도 않거니와 부수적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중시해야 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편이 더 낫다.

당신이 CEO든 일선 관리자든 간에 탁월한 팀을 꾸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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