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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보이 Apr 27. 2024

수평문화와 자율문화에 대한 오해

수평문화와 자율문화에 대한 오해


예전 HR Insight에 기고한 글 요약해 공유해 봅니다.

수평문화와 자율문화일수록 리더십이 더 중요합니다.


1. 수평문화에서 리더십은 필요 없다?


수평문화에 대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중간관리자가 필요 없어지거나 리더십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수평문화일수록 오히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수평조직에서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기에 다양한 의견이 공유된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의 명확한 방향과 원칙, 전략적 의사결정이 없을 경우 조직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자포스가 과감히 시도한 홀라크라시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의사결정 리더십의 부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직원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에 있어 언제나 최우선으로 중요하다. 수평문화에서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할 뿐이다. 일상을 통제하고 간섭하며 일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과 정보와 맥락을 제시해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전략적 의사결정과 명확한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코치 역할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 매니지먼트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비저너리 리더십과 코칭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수평문화의 회사일수록 탁월한 리더십을 갖추는데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2. 수평문화는 편안한 회사다?


수평문화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수평문화를 안정적이고 편안한 회사로 오해하는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피드백하고 건전하게 토론하며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문화에 가깝다.


수평문화가 추구해야 할 본질적 지향점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말하고, 실패에 대한 걱정 없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는 솔직함과 갈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평문화에서는 갈등보다 편안함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개인적 감정으로 갈등하거나 사소한 모든 일에서 갈등 상황이 발생해선 안 된다. 하지만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목표 달성 과정에서의 불편함과 갈등은 반드시 필요하고 당연한 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분이 상할까 봐 서로 비판하지 못하고 친절하기만 한 조직은 솔직히 피드백하고 토론하며 이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이길 수 없다.


3. 착한 리더가 좋은 리더?


수평적이고 자율적 문화의 조직에서는 좋은 게 좋다는 암묵적 가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착한 사람 증후군이다. 리더가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지면 팀 분위기만 편해질 뿐 성과가 날수 없다.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지만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명확히 지시해야 하며 직원 역량의 성숙도에 따라 리더의 적극적 개입도 필요하다.


회사에서 직원들 대상으로 설문해 보면 ‘리더가 명확한 지시와 피드백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온다. 오히려 리더 스스로 갈등하기 싫어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는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리더가 갈등을 피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넘어가면 결국 부채로 남을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는 계속 떨어진다. 팀원 눈치를 보며 도전적 목표를 부여하지 않을 경우 우수 인재의 동기는 사라진다. 우수 인재는 회사 내에 도전할만한 일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떠날 생각을 한다. 도전적 과제를 명확히 제시해주고 피드백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보상이고 동기부여가 된다.


수평문화에서 상하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대립은 필요한 일이며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업무적 갈등은 많을수록 좋다. 수평조직에서 필요한 리더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도전적 목표를 추구하고, 이에 대해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며, 그 과정에서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가 수평조직에 필요한 리더다.


4. 자율문화에서 성과관리는 필요 없다?


자율문화는 통제와 간섭을 최소화하고 과감한 권한 위임과 개인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문화이다. 그러나 자율문화에 대해 오해할 경우 무책임과 방임의 조직문화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성과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조직문화 변화는 결국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지며 성과관리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도이자 시스템이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에서 성과평가에 대한 엄격한 프로세스가 없으면 오히려 직원들은 공정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게 될 것이다.


절대평가 전환과 동료 피드백 역시 중요하다. 상대평가는 어쩔 수 없이 동료와 경쟁하게 만든다. 평가의 목적은 성장이고 과거의 자신보다 나아지는 것이다. 목표와 기대 결과에 대해 명확히 합의하며 달성 과정까지 종합해 절대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동료평가는 자율문화 정착에 있어 필수적이다. 긍정적 동료 압박(Peer Pressure)은 개인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주는 좋은 장치이다.


5. 다니기 편한 회사가 아닌 프로가 일하기 좋은 회사


자율은 직원들을 프로로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프로는 스스로 자기 시간과 성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 반대로 자율이 악용될 경우 프리 라이더가 생기고 동료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규율이 동반되어야 하는 이유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은 비정하지는 않지만 모두 엄격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하다는 것은 원칙과 기준이 없는 것이고 엄격하다는 것은 정해진 규율이 가이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로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렇지만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그저 다니기 편한 회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강력한 리더십, 솔직한 피드백과 건전한 갈등의 문화, 철저한 성과관리 프로세스가 규율로 함께 작용해야 한다. 분위기 좋고 다니기 편한 회사가 아니라 프로들이 일하기 좋은 놀이터를 만들어야만 수평과 자율이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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