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는 단연 ‘인재 밀도’입니다. 소수 정예의 핵심 인재가 만드는 생산성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 흐름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리더가 치명적인 착시에 빠집니다. 핵심인재와 유독한 고성과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일 잘하는 고성과자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있는 조직은 늘 지쳐 있습니다. 회의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사소한 협업에도 갈등이 발생하며, 유망했던 후배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조용한 퇴사를 결정합니다.
이 딜레마에는 경영진이 보기 어려운 위험한 신호가 숨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성과가 좋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관계의 부채’가 빠르게 쌓이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 성과는 플러스지만, 협업 비용은 조용히 마이너스로 내려가며 조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자로 진입합니다.
진짜 핵심인재와 유독한 고성과자는 무엇이 다를까요?
(세 가지 기준으로 간략히 적어봅니다.)
1. 그가 떠난 뒤 ‘노하우’가 남는가, ‘공백’이 남는가
핵심인재는 자신이 해온 방식을 체계화하고, 동료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남깁니다. 그 사람이 떠난 뒤에도 조직은 흔들리지 않고 스마트하게 돌아갑니다. 반대로 유독한 고성과자는 중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자신에게만 붙잡아두기 때문에, 떠난 이후에는 업무 공백과 혼란만 남습니다. 겉보기 성과는 있었지만 조직은 오히려 약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2.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를 먼저 보는가’, ‘남을 탓하는가’
핵심인재는 문제가 생기면 개선의 실마리를 자신에게서 먼저 찾습니다. 실수도 학습의 자산으로 바꿉니다. 그러나 유독한 고성과자는 본인의 성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타인이나 시스템으로 돌리고 방어적 태도로 일관합니다. 이 차이는 조직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3. 주변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가, ‘더 조용하게’ 만드는가
핵심인재와 일하면 동료들은 배우는 것이 많고, 자연스럽게 역량이 올라갑니다. 협업의 흐름도 넓어지고 팀 전체의 레벨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유독한 고성과자는 분위기를 경직시키고, 구성원들을 위축되게 만들어 의견이 사라진 ‘조용한 팀’을 만듭니다. 조직은 성장 대신 수축의 길로 접어듭니다.
리더는 이 사각지대를 예민하게 살펴야 합니다. 표면적인 성과에만 집중하면, 유독한 고성과자를 핵심인재로 착각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그 결과, 유능한 개인이 조직 전체의 비효율을 만들어내는 역설이 조직 안에서 반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