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딥빡의 순간
스트레스는 뭐나 줘버리라고 하지
우리 팀장은 아침 아홉 시부터 나와 눈 마주치기를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
<너 왜 어제 그거 보고 안 하고 갔어>라고
상큼히 인사를 주신다.
<아. 팀장님 그게요. 제가 까먹었던 것 같습니다.>
<네가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아침부터 내가 거래처한테@#~+%÷/>
나도 팀장 만나자마자 아침 댓바람부터 잔소리 듣기 싫다. 어제의 내가 잘못을 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근데 상사가 짜증 내는 건 어느 직원도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상사들은 조증에 걸린 인간들 같다.
자기 기분이 좋을 때 업무지시는 부드럽고 위에서 깨지고 나오면 나도 갈굼 당한다.
어느 회사는 상담가를 상주하게 해서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준다는데, 꿈의 직장 얘기일 뿐이고 동기들끼리 모여서 뒷담화로 풀 수밖에 없다.
우리는
회사 생활하면
딥빡(=완전 열 받는다.)의 순간을 매일 마주한다.
팀장 이 놈이 나와 함께 살자고 이러는 건지 너 죽고 나죽자며 들이대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회사생활 정말 어렵다.
사람도 세상에 이런 사람 다 있었나 하는 특이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이론이다.
이런 트러블, 우리 팀만 있는 줄 알았더니 팀에 한 명씩은 꼭 팀장과 안 맞는 직원들이 있다. 이것도 팀장 싫어 법칙으로 만들어둬야 하나?
그들의 스타일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석해보았다.
1. 잘못했습니다. 팀장님
팀장이 뭐라 하면 잘못했다 굽히고 들어가는 스타일.
뭐라 하건 잔소리 다 듣는 형
2. 네 그렇습니까
팀장이 잔소리하면 눈도 안 마주치고 네네 네로 무시하는 형
3. 어쩌라고요!
팀장 말에 과하게 반항하며 소처럼 들이받는 형
나 같은 경우는 1번부터 3번까지 유형별로 바꿔 시도해보았던 팀원으로 그 어떤 것도 스트레스가 풀리지는 않는다.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어떤 방법을 써봐도 매일 반나절 얼굴 보는 팀장이 내 눈앞에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이 짜증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그래서 퇴근길에 글을 쓴다.
스트레스는 뭐나 줘버리라며 쓰고 남긴다.
혹시라도 우리 팀장이 지나가다 이 글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팀장님! 말 좀 예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