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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추임새 May 01. 2021

원펀치3. 김부장님. 죄송합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자.

오늘도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이렇게 김 부장을 모시는 저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간격이 긍정적으로 가까워 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수녀복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 팝업을 뛰어논 내 뒤로

과장 언니가 서있었다.

<정말 살거니?>


나는 성격이 수더분해서 여자 직원이랑 잘 지내지 못했다.


직장내 특유의 여자 직원간 잘 지내는 방법을

모르기도 몰랐거니와

요즘 나온 신상 화장품이 이게 좋더라

홈쇼핑 핫템은 이거지 하는

그들만의 대화를 즐겨하지 않았다.


그 대화를 즐기기에는

김부장과의 관계에 너무 지쳐 여유가 없었고

이 싸움이 정치적으로 이용 당할 수 있다는 것에

누구에게 속 편히 내 마음을 얘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직장생활에 신물이 나도

단 한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버틸 버팀목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나한테 그런 귀인이 과장 언니 였던 것 이다.


<언니! 저 내일부터 김부장이랑 전쟁이에요.

십자가랑 성경책부터 책상에 올려놔야겠어요!>


<박대리.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잠깐 나올래..?>


드라큘라를 처단 하듯이

김부장과 다음 라운드 준비를 하는 나를

언니가조용히 소회의실로 불렀다.


소회의실은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게 선팅이 되어있어

과장 언니랑 내가 들어가 있다는 걸

직원 그 누구도 우리의 접선을 알 수 없었다.


<박대리 너가 먼저 부장님한테 소리질러 미안하다고

사과를 드려봐..>


매일 내편을 들어주던 과장 언니가 갑자기

김부장 한테 먼저 사과를 하란다.

수녀복 사려고 준비했던 내가 초딩아닌 유딩이 된

느낌이었다.


<팀장직이라는게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해야하는거고..

다른팀이랑도 다투는 일이 많으신데

팀원이 본인한테 그러면 얼마나 또 속상하시겠어..

김부장님 측면에서 생각을  해서 너가 먼저 죄송하다

다가가야지 김부장님이 너한테 먼저 다가올리 없잖아>


과장 언니의 조언은 정말 내 뼈를 치고 한번더 쳤다.

직원들의 더 머리들이밭으라는 감정적인 조언과는

참 다른 방향이었다.


<너가 먼저 다가가면 안받아줄리도 없으시고..

혹여 안받아주시면 그건 정말 지금 상황에서

더 악화되는건데 그 때가서 진짜 아니다라고 결정해야지.

상황을 더 극에 치닫게 만들면 서로 안좋잖아?~

수녀복입고 성경가져오지말고~>


나는 김부장이 또라이 질량 보존 법칙의 1인이라

생각해서 맞불작전을 생각했는데,

내가 하려는 방법도

또라이 중의 상 또라이 행동이긴했다.

수녀복 입고 출근을 한다?.

김부장과의 관계에 좋지 않을 것 같은 솔루션이다..


<박대리는 잘할 수 있을꺼야~>


과장 언니의 저 말에

나는 집에가서 밤을 새고 말았다.

내일 아침 어떻게 김부장한테 말을 붙이지

김부장이 쌩까면 뭐른 어떻게 대응하지..


몇가지의 시물레이션  끝에

아침이 되자마자 나는 김부장을 소회의실로 모셨다..


착잡하고 아직도 기분이 나쁘다는 김부장의

표정에 쫄고 또 쫄았지만


<부장님.. 어제 일은  제가 죄송하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번 내뱉고 나니 어려운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김부장의 기분나쁘다는 표정이

당황한듯 예측하지 못했다는 어? 하는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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