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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Feb 10. 2021

가끔

저는 가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어울리고 싶지 않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제 마음이 도주한 날이 있습니다.


물 위에 떠도는

한 방울 기름처럼


몸이 마음을 잃어버린

그런 날이 있습니다.


섞이지 않고 혼자 겉도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슬그머니 빠져나와

멀리 달아난 마음 쫒아야 합니다.


너무 깊이 숨어버리지 않게

둘의 숨바꼭질이 시작됩니다.


겨우 찾아 마음은

멍하니 넋 놓고 한구석에 숨어 있습니다.

 

그 모습에 심장 덜컹 내려앉고

일렁이던 눈동자가 눈물 한 방울 뚝 떨굽니다.


미안하다, 모른척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몸이 용서 빕니다.


열 번, 스무 번

열심히 아주 열심히 도닥입니다.


오래가지도 않지만

오래가서도 안 되는


몸이 마음에게

용서 구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

그런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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