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saengwriting Mar 16. 2021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와서


지리산 노고단을 올랐습니다.

이곳은 봄이 아직인가 봅니다.

가운 겨울 공기가 먼저 시리게 반겨줍니다.



걷다 보니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졸졸 졸졸, 얼음 아래서 흐르는 물이 속삭이고 있습니다.

많이 더디지만 봄이 오는 중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쉽고 완만하지만 긴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파르지만 짧은 길이 있다 합니다.

가파른 돌길을 멋있을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돌길이라 오르는 내내 바닥에만 시선을 집중했습니다.

등에 땀이 나고 서서히 호흡이 거칠어졌습니다.

점점 커진 거친 숨소리에 듣는 귀가 민망해졌습니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잠시 멈춰 서서 고르며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늘 아래 오르막의 끝이 나타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시 성큼성큼 발걸음을 떼어 올랐습니다.



저 멀리 노고단이 보이고 잘 다듬어진 길이 반겨주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 길이었습니다.

확 트인 주변에 담긴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습니다.



눈꽃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나무가 보였습니다.

한참 지켜보니 몇 년 전 장식한 크리스마스 츄리가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라 합니다.



저 멀리 하늘 아래 바다가 보입니다.

수평선도 넓게 보입니다.

오늘 구름들이 마술을 아주 잘 부려놨습니다.



하늘과 산과 구름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첩첩산중에 넓게 퍼진 구름과 하늘에 풍덩 빠졌습니다.

"와우! 너무 멋지다." "와우! 너무 예쁘다." 자꾸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달아난 정신줄 겨우 붙잡고 이제 내려왔습니다.

오를 때와 내려갈 때 경치가 달라 보였습니다.

하지만 둘 다 내 마음에 쏙 들어왔습니다.



"와우! 하늘로 향하는 길이다"

"다음 정거장은 아름다운 하늘, 하늘입니다. Next stop is beautiful sky"라고 언니에게 소리쳤습니다.

그 후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계속 하늘을 떠다녔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항아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