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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Jan 22. 2021

아버지

현충원 다녀올 생각으로

아버지

조용히 불러 봅니다.


계시지 않으니

무척  멀어졌습니다.


아버지 불러보는 세 글자에

그리움 달려 무겁습니다.


산 효자도 아니었는데

죽은 효자 더더욱 아닌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막내인 저를

무척 예뻐하셨지요.


의사 돼라, 변호사 돼라

기대도 참 많이 하셨는데


그림을 그리겠다 해서

실망도 크게 안겨 드렸지요.




아버지 기억하세요?

어릴 적 회사로 전화 걸어

바닥에 껍질 벗겨지는 것 같다고


아빠 막내딸

영양실조 같다 엄살 부리며

고기 먹고 싶다 하면


그날은 이층 한옥

쇠고기 소금구이 집으로

8명도 넘는 우리 대가족 외식하는 날이었죠.


언니들, 오빠 독촉으로

항상 제가 그런 전화를

아버지께 드렸었죠.


이젠 21년째

전화번호도 없는 곳으로

떠나신 당신


당신의

1남 4녀와 그들의 7명의 손자 손녀들이

풀어가는 인생에서 전해드릴 소식들만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막내딸이 하지 않은 걸

아버지가 체리라 가끔 불러 웃었던

손자 찰리가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도 보지 못하고

당신은 너무 일찍 떠나셨습니다.

아버지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립니다.

내일도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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