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들려오는 꾸준한 소리를
꿈결처럼 듣다 잠이 깼다.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을 뚫고
방안 가득 손님처럼 찾아들었다.
일어나지 않고 눈은 감은 채
귀를 활짝 열어 빗소리를 맞았다.
추적추적일 거라는 섣부른 지레짐작이
조잘조잘 재잘거림으로 변한다.
오랜만에 찾아오니
지난 안부에 재미지는 모양이다.
비와의 만남 소리가
차르차르 차박차박 경쾌하다.
또로록 똑, 뚜두룩 뚝, 따라락 딱 ,
촉촉촉, 찰찰찰, 철철철
새벽에 손님처럼 찾아온 비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강약을 조절한다.
지루하지 않은 빗소리에
아름다운 선율이 둥둥 떠다닌다.
새벽 빗소리에
이렇게 멋진 아침을 나는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