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배워본 울 펠팅
최근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길 건너 사는 이웃과 우연히 친구가 되고 친해져 서로의 집을 오고 가다 친구가 배우러 다니는 직조 및 방적 모임에 따라가 보았다.
클럽에는 세 번의 무료 방문이 허락되었다. 첫 번째 방문한 날에는 개인용 직조 기를 체험했고 두 번째 방문한 날에는 울 펠팅을 배웠다. 친구의 집에서 울 펠팅으로 만든 바구니를 보고 흥미가 생겼고 그래서 친구가 울 펠팅을 배운 곳, 클럽을 방문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 운 좋게 두 번째 방문에 울 펠팅을 배웠고 세 번째 방문에 클럽에 가입했다.
Wet Felting
펠팅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배운 울 펠팅은 양털을 뽑아 여러 겹으로 쌓은 다음 비눗물로 적셔서 문지르고, 비비고, 말아서 치대고, 던져서 손바닥만 한 천으로 만들어내는 펠팅이었다. 처음 양털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천을 만들어내는 울 펠팅을 알게 되니 신기했고 집에 와서 유튜브를 찾아보며 조금 더 펠팅을 대해 알아보았다.
그래서 세 번째 방문에 클럽에 가입하고 몇 가지 색의 양털을 구입해서 집으로 오는 길에 추가로 필요한 몇 가지를 사서 집에 와 바로 울 펠팅을 도전해보았다.
작업할 곳으로는 널찍하고 단단한 식탁으로 생각하고 펼쳤지만 창문 높이에 맞춰 산 식탁은 서서 작업하기에는 높아서 불편했다. 그래서 부엌 아이랜드로 급하게 옮겨 울 펠팅을 시작했고 하다 보니 부엌이라 싱크대와 물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안성맞춤 펠팅 작업대가 되었다. 첫 번째 나의 홈 프로젝트로는 식탁용 의자 커버 2개였다.
손바닥만 크기의 천을 만들어낸 울 펠팅 경험으로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지만 양털을 뽑아 아일랜드에 펼쳐 놓고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양털과 큰 사이즈를 보고서야 겁이 났다. 왜냐하면 처음 클럽에서 펠팅으로 손바닥만 한 크기를 만들고서도 그날 어깨와 손가락이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펠팅은 털을 뽑아 펼쳐 놓고 서로 엉키고 설키게 하면서 천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실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대략 40퍼센트는 크게 만들어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의자 커버를 만들려고 양털을 뽑아 한 겹 깔면서 놀랬고 4겹을 쌓고 보니 엄청난 양에도 놀랐지만 이미 시작했기에 중간에 멈추고 싶지 않았다.
7시간 넘게 부엌에 서서 처음 계획한 데로 의자 덮게 2개를 만들었고 그날 저녁에는 진통제를 먹어야 했지만 뿌듯했다.
다 만든 의자 커버는 수건을 깔아 며칠 식탁에 펼쳐 놓고 말려서 완성된 작품을 보았다.
성급하게 시도한 흔적은 빈약한 디자인에서 역력히 보였다. 펠팅을 해보겠다는 단순한 설렘에 디자인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않고 도전했고 그래서 양털에서 훌륭하게 천은 만들어냈지만 너무 단순한 디자인에 웃음이 났다. 하지만 처음 만들어 봤다는 사실에 흡족했다. 아직 의자는 4개 더 남아있으니 둘씩 짝을 지어 색다르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렇게 혼자서 양털에서 천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시도해보니 대충 펠팅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 더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즐겁다.
뭔가를 새롭게 배우는 기쁨도 좋고 생활에 필요한 실제적인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더욱 관심을 끌며 좋은 것 같다. 앞으로 당분간 펠팅을 더욱 알아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