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산책하다 길바닥에 앉아있는 나비 한 마리를 보았다.
산책 다닐 때는 하늘과 나무를 올려다보며 걷길 좋아하지만 내가 걷는 길, 땅 위를 멀찍이부터 살피며 길을 걷는다. 내 걸음에 위험이 될만한 것도 살피지만 특ㅎ 힘없는 개미와 같이 벌레들을 밟을까 봐 미리 살피며 최대한 조심해서 피하며 길을 걷는다.
오늘 아침 새벽은 조금 추워서 그랬을까 사람 다니는 길 위에 앉아 있는 나비, 바로 앞에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고 꼼짝 않는 나비를 발견했다. 회색 길에 나비의 노랑과 붉은색이 돋보여 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나비를 밟지 않고 지나치고는 다시 나비에게로 급하게 뛰듯이 돌아가서 주변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이용해 나비를 숲 속으로 옮겨 주고는 다시 산책을 이어갔다.
해가 막 뜬, 아침 시간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나 산책을 나오기 때문에 길바닥에 있다가는 나는 아니더라도 분명 누군가의 발에는 밟혀 죽을 것 같았다.
모른척하고 지나쳤다가 ‘살아라. 너는 살아라.’라는 말이 불현듯 들어 다시 나비에게 서둘러 뛰듯이 돌아가서 나비를 옮겼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지금도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길에서 방황하는 모든 벌레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줄 만큼 성격이 착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그래서 내가 밟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지나쳐 걸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돌아가면서까지, 나비를 옮겨준 이유는 딱 한 가지 ‘살아라, 너는 살아라.’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오늘 내가 살려준 것이 나비인지 나방 인지도 모르는 무지인이고 곤충 중에 나비 공포증이 있을 만큼 나비를 무서워도 하지만 오늘 아침은 잠시 동안이지만 길에서 왔다 갔다 우왕좌왕했지만 마음의 소리에 작은 나비 한 마리를 살리고 나니 산책길 내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 후 한 시간 이상 걷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다 보니 나비를 놓아준 곳에 햇살만 가득했고 나비는 없었다.
‘살았구나. 나비야, 다행이다.’ 다시 마음의 소리로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