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age crisis / midlife crisis
어느 순간
가족이 생기자
나를 접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이와 단둘이 되자
키우기 위해
달리다 보니
그제야
멈추고 보니
나는
어정쩡한 나이에
엄마는 있어도
나는 없었다.
나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때 나는
바보처럼 미련하게
앞만 보고 달린 모양이었다.
처해진 상황에
긴장했었던 모양이었다.
무작정 달려
도착해보니
모든 것이 좋았지만
나는 무너져 갔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고
모든 걸 다 한 것 같아
마침표를 찍어도 될 것 같았는데
여전히
나는 어정쩡했다.
나이가 어정쩡했다.
그래서 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제는
라고 하는
때늦게 찾아온 불안함이
나를 갉아먹었다.
잃어버린 나를, 나 자신을
다시 찾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많이 울었다.
공황장애가 생겼고
우울과 조울을 넘나 들었다.
그러는 동안
독립의 날개를 완성해 가던 아들이
이전의 나의 역할을 해왔다.
나를
일깨워주고,
찾아주며 격려해 왔다.
"엄마는 강하다"
"절대 약하지 않다."
"자신이 약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마라."
"약해지지 마라"
"엄마와 내가, 우리가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 보라"
고 하며
당근과 채찍을 주었다.
그래
더 힘든 것도 이겨내며
밝게 잘 살아온 나였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될 것 같았다.
내가 살아온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흐트러져 조각나버린
나를
힘겹게 하나씩 붙잡기 시작했다.
방향을,
가능성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옆에서
당근을,
용기와 격려를
아낌없이 주는 아들
언제 이리 컸는지,
자기가 들었던 말들을
지금 나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거라며
편하게 웃는다.
아들의 말과 행동에
예전의 나를 본다.
정말 날 많이 닮아 있어 가끔 소름 돋는다.
채찍은,
누굴 닮아
그리 잔소리를 하는지
나한테서는 들어 본 적도 없이 자랐으니
아들은
자신도 너무 했다 싶은지
미안해하며 웃는다.
아마도 내가 우울에 빠져
많이 울었을 것이다.
이런 날에는
이제는
안정을 찾아간다.
나에게는
서두를 필요 없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주어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휴가를 주고 있다.
잘 살아왔다는 보상으로
그리고
나는 찾아갈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이제는
평생 살아갈 수 있는
나를 위한 삶을
살아 보려 한다.
아직까지는
방향도, 목표도
여전히 어설프다.
그래도 괜찮다 싶다.
여전히 나는
너무 많은 것에 미숙하다.
많이 보고 배우고
느끼며 찾아가고 싶다.
확실한 방향을 찾을 때까지
나아갈 것이다.
인생
나머지 반이라는 시간을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나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찾으며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