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요리 글로 배우기
by so young in season Oct 30. 2018

황금의 계절

Autumn lost.  지난 농원의 가을.


지난밤 계절을 가로지르는 비가 지나갔다. 강물은 바로 산 밑의 나무들에 맞닿을 만큼 불어 누르스름한 자태를 비춰낸다. 강가에 서니, 표면에 비치는 풍경 속에 계절이 더욱 깊어짐을 실감할 뿐이다. 이미 서리가 내리는 상강이 지났던가. 어쩌면 가을, 벌써 마지막인가 싶다.




낙엽의 뚜렷한 색을 기억하는 것은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정도가 일반적이다. 대체로 과수나무들의 낙엽은 존재감이 없다. 사과나무만 해도 푸른빛에서 생기를 잃기 시작하면 잠시 붉은 기운으로 얼룩덜룩하다 채도가 빠지며 잿빛으로 스러지는 정도랄까. 다만, 배는 좀 다르다. 열매보다 아름다운 낙엽은 배가 처음이었다. 아마 과수원집 딸이 아니라면 알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일찌감치 수확이 시작되어 농원의 모든 배를 다 거두었지만, 진짜 장관은 지금부터 딱 일주일 남았다. 아직 가지 끝에 달려 푸르던 잎사귀가 하나 둘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황금빛 계절이 시작된다. 꽃보다 환한 노란 잎부터 단풍보다 붉은 잎들이 시들어가는 마지막 갈색 잎들 사이사이에 넘실대니, 낙엽으로 뒤덮인 과수원 나무 그늘은 차마 밟기에도 아까운 풍경이 되고 만다.





가을의 마지막 바람은 힘이 세다.




산 꼭대기에서 강 쪽으로 힘센 한 줄기가 지나가면, 그 자락 끝에 가지에서 떨어지는 황금빛 낙엽이 후드득 한 줄기씩 공중에 날리고, 온통 황금빛 천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렇게 온 바닥을 황금빛으로 덮어도, 아직 나무들은 풍성한 낙엽을 지고 있다. 이제 이 나머지는 단 일주일이면 땅으로 쏟아질 예정이다. 땅에 떨어진 낙엽이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그림처럼, 소멸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를 본 적이 있을까. 계절의 끝에서 배 농원의 가장 화려한 일주일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흡사 흑백에 가까운 앙상한 계절이 오기까지,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가을의 끝자락이다.  




농원을 통째로 뒤덮은 낙엽 사이로 아직 갈무리하지 않은 작은 배들이 굴러다닌다. 채 봉지도 찢지 않은 이들은 대체로 너무 작거나, 새들에게 찍혀 떨어진 배들이 대부분이다. 왜 하필 맛있고 클수록 새들이 제대로 쪼아놓는지, 저들이 더 잘 아는 일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다. 창고에 거둬들이는 열매가 아니라고, 향기가 덜할 리 없고 달지 않을 리가 없다. 농부의 일 년 열매를 이대로 땅에 버려두기 아쉬워 얼른 배 봉지들을 찢어낸다. 더 열심히 먹어야지. 더 맛있게  전부 먹어 치우리라 다짐한다.  




Pear Cheese Canape

배 치즈 호두 카나페



제철의 배를 가지고 만드는 가장 쉬운 애피타이저. 시원한 물이 가득한 배는 우유 맛이 많이 나는 연성 치즈(카망베르, 브리 등 부드러운 치즈들)와 호두, 그리고 생강시럽 모두와 궁합이 좋다. 함께 바게트에 올려 모양을 잡아주면 고급 와인 안주로도 탁월하다.


Ingredient

배 1/2개

브리 치즈 1/2개 (62g)

슬라이스 한 바게트 4개

호두 3~4알 또는 호두정과 약간

진저 시럽 2큰술 (없으면 꿀이나 메이플 시럽도 좋아요)


Method

1. 바게트 4개를 오븐이나 토스터기에 넣어 바삭하게 구워준다. 프라이팬을 이용할 경우 기름을 두르지 않고 약불에서 살짝 구워준다.

2. 치즈는 2~3mm 두께로 슬라이스 한다.

3. 배도 3~5mm 두께로 반달 썰기 한다.

4. 구운 바게트 위에 치즈와 배를 차례로 올린다.

5. 준비한 호두를 잘게 부숴 뿌린다.

6. 마지막으로 진저 시럽을 뿌린다.





Grilled Pear Steak Plate

구운 배 스테이크 플레이트



깎아 먹다 먹다 남았다면 가을에는 배를 구워보자. 오븐에 구운 배는 표면이 캐러멜 라이즈 되면서 달짝지근하게 불에 그슬린 향기를 갖게 되고, 수분이 빠진 만큼 단맛이 농축되어 생 배와는 상반되는 매력이 가득하다.

식감 또한 부드러워지는데 이 구운 배가 소고기 스테이크와 탁월한 궁합을 자랑한다.


Ingredient

배 1개

양파 1개

스테이크용 소고기 250g

버터 1 tbsp

올리브유 2 tbsp

배와 양파 밑간: 올리브 오일 2 tbsp, 소금 2꼬집, 후추 2꼬집

고기 밑간: 소금 2꼬집, 후추 2꼬집, 건 로즈메리 약간


Method

1. 배는 가운데를 잘라 씨를 뺀 다음 껍질 째 웨지 모양으로 8 등분한다.

2. 양파는 껍질을 벗겨 웨지 모양으로 8 등분한다.

3. 소고기는 밑간 재료를 뿌려 재워둔다.

4. 오목한 오븐 팬에 종이 포일을 깔고 배와 양파를 올린 다음 분량의 밑간 재료를 뿌려준다.

5.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간 굽는다. 이때 중간에 한 번 꺼내 뒤집어준다.

6. 센 불에 프라이팬을 달군 다음 버터와 올리브유를 넣고 이어서 3의 소고기를 넣다.

7. 양면이 갈색빛이 될 때까지 튀기듯 구워준다.

8. 소고기는 옆면까지 구운 다음 불을 끈다.

9. 배와 양파가 든 오븐 팬에 스테이크를 올린다.

10. 프라이팬에 남은 육즙을 오븐 팬에 골고루 둘러주고 180도에서 10분간 구워준다.

11. 오븐에서 꺼내 소고기를 먹기 좋은 두께로 썰고 배와 양파를 곁들여 먹는다.



영상 & 사진촬영 by hyunjeong


keyword
magazine 요리 글로 배우기
소속INSEASON 직업기획자
IN SEASON의 Co-founder / www.inseason.co.kr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