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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young in season Jul 16. 2019

Plz watery, it's summer

무더운 여름일수록, 갈증이 심해질수록.  

더운 여름철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에 마시는 음료를 총 결산해 보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빼고 나면 물만 2 리터 마시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애써 스스로에게 보리차와 같은 곡물차나 홍차, 녹차 등을 전부 물에 포함시켜 봐도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 스스로에게 커피 대신 물을 찾아서 쉽게 마실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한가 싶었다. 분명 매일 일정량 이상을 습관처럼 마셔야 하는 물인데, 어떤 물을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을까. 한 번쯤은 생각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한 때 우리나라 백화점 식품관에도 고급 '워터바' 마케팅이 유행처럼 돌았던 적이 있었다. 와인 코너 옆에 세계에서 들여오는 거의 모든 물들이 한쪽 냉장고에 모여 전시되었다. 제일 극지방으로 올라가면 어딘가의 빙하수들이 담긴 독특한 병들부터, 유럽의 다양한 스파클링 워터, 미네랄워터들이 종류별로 전시되었다. 에비앙이나 볼빅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물 브랜드에, 다양한 과일향이 들어 있는 일본식 flavor water까지. 미네랄워터나 천연 탄산수의 경우 그 발원지의 특징이나 물에 포함된 광물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총 천연색의 물 맛들이 전시되기도 했다.


<출처 :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0087.html>

그 당시 국내 초정에서 나오는 천연광천수도 처음 대중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유행처럼 백화점마다 설치되었던 워터바 열풍과 신기한 물 전시는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물들이 선택의 범위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브랜드 고유의 특정한 맛을 내는 수입 미네랄워터와 스파클링 워터들, 천연 탄산수와 제조된 탄산수 그리고 제주 삼다수처럼 일정 지역에서 나오는 그냥 생수까지. 그리고 실은 집집마다 수많은 정수기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돗물을 걸러 생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들의 경우에는 물의 종류에 훨씬 더 민감해진다. 물의 종류에 따라 원두의 맛이 우러나는 맛과 향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정수기를 넘어 경수인 수돗물을 연수로 바꿔주는 연수기까지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유럽에 있을 때나, 중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물이었다. 수도를 틀면 나오는 물이 본질적으로 석회수이기 때문이었다. 심할 땐 물을 받아 가라 앉혀 놓으면 뿌연 부유물이 가라앉는다. 제일 타격이 심한 것은 피부와 머리카락. 인생에서 처음으로 탈모를 걱정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였다. 어떤 탈모방지용 샴푸를 써도 수돗물이 석회수인 이상 딱히 소용이 없었다. 휴가로 서울에 나오면 수돗물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물 사정이 그렇다 보니, 현지 중국 친구들은 마시는 물은 끓이는 것이 기본이었다. 한 여름에도 모든 차는 뜨겁게 마시는 것이 기본이고, 호텔에는 지금도 뜨거운 물이 차를 우릴 수 있도록 상비되어 있었다. 당시에 차갑게 차를 마시는 개념은 외국인인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한여름 햇빛이 작열하는 여름날에 진하게 우린 차에 얼음을 한정 없이 넣고 있으면, 옆자리 친구들이 저러다가 크게 배탈 난다며 매번 인상 쓰고 쳐다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원래 물에 찻잎이나 허브를 우리는 방법은 다양한 편이다. 가장 짧은 순간에 진하게 우려내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핫브류(hot brew)인 셈이다. 찻잎이나 허브의 종류에 따라 또 잎 가공을 하는 방식에 따라 우리는 온도가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홍차는 펄펄 끓는 물에, 녹차 계열은 끓인 물에서 한 김 빠지도록 식혀서 7~80도 선에서 우려 준다. 우려내는 시간 역시 찻 잎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티백에 들어 있는 CTC(잘게 부숴진 가루형태)의 경우 1~2분이면 다 우려 지지만, whole leaf의 형태로 건조된 찻잎은 3분 이상 원하는 만큼 우려 마신다. 그 외에는 실온에서 3~4시간 우려내는 선 브류(sun brew), 그리고 저온의 냉장상태에서 12시간 정도 천천히 우려내는 콜드 브류(cold brew)도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커피로 널리 알려진 방식이지만, 맛의 결이 섬세하고 향기가 제대로 우러나야 하는 티나 허브티의 경우 제일 잘 어울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다만 찻잎의 경우는 아무래도 물처럼 마시기는 카페인도 부담이 되고, 맛도 진한 편이라면 향기가 나는 감귤계 과일칩만 물에 담가 두어도 좋다.  



원래 물에서 생생한 과일의 맛과 향을 느끼자면, 생과일을 넣어 우리는 것이 제일 좋다.



한동안은 워터 디톡스라는 이름으로 물속에 생과일을 담가 과즙과 향이 배인 물을 마시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물론 예전부터 비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면 물에 레몬 한 조각을 띄워 주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물에 담가두는 과일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주장되는 이 워터 디톡스는 미국에선 다양한 레시피가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수분이 많이 부족한 한여름의 경우는 수박과 오이 조각을 함께 물에 넣어 냉침한다. 과일의 향기를 위해서는 감귤 계열 과일이 많이 사용된다. 레몬, 라임, 오렌지 등 취향대로 물에 넣고 반나절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마신다. 반대로 피로 회복에 좋으려면 블루베리나 산딸기 열매들을 민트 잎과 함께 물에 띄워 넣어도 좋다.



다만 거꾸로 물에 맛과 향을 빼앗긴 과실들은 먹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너무 많이는 넣지 않는 편이 좋다.



걸어만 다녀도 슬슬 땀이 나는 요즘, 급히 뛰어야 할 일이 생겼다. 오래전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입에 올릴 만큼 격렬한 단거리 경주 후, 지하철을 타서 앉으니 폭포수 같은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한 갈증에 속까지 울렁이자니 아무리 목이 타도 맹물은 넘기기 어려웠다. 결국은 맛이 나는 차음료를 한 병 사서 그 자리에서 500ml를 비우고 나니 비로소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 점점 여름의 복판으로 들어갈수록, 물만 넘기기 어려운 갈증이 시작되었다. 입 속에서 펑펑 터지는 얼음 탄산수나 시원한 아이스티, 어느 쪽이든 자신만의 비법이 필요한 셈이다. 차를 우려 물같이 마시자니 부담스럽고, 탄산수는 단맛 때문에 부담스러울 때. 하루 종일 보리차(곡물차)만 마시기엔 지겨울 때. 우리는 시원한 물에 과일칩을 띄우기로 했다.



커피로 말하자면 Cold brew, 시원한 물 1L에 잘 말려 둔 하귤 칩과 과일칩을 넣고 취향에 따라 트루 시나몬 스틱이나 스피아 민트 잎 말린 것을 넣어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우면 완성. 이 계절의 더위와 갈증을 과일의 맛과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시원한 물로 지혜롭게 다스려 볼 수 있다.



Fruit Infused Water 

생과일 물



과일의 효능대로 간단한 조합을 맞춰 물에 띄워보자. 넣는 과일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과일을 넣었을 때 

대략 종이컵 사이즈로 1개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고에서 하룻밤이면 완성된다.


식욕 조절 & 수분 보충용  : 수박 + 오이 + 물(1L)

면역력 강화 & 소화 촉진 : 레몬 + 오렌지 + 라임 + 물(1L)

체중조절 & 식욕 억제 : 베리들(블루베리, 산딸기 등등) + 바질 잎 + 물(1L)



watery : fruit chips infused water 

과일칩 물



집에는 늘 먹다 남은 과일 조각이 있어서 생과일이 들어간 물을 만들기 쉽지만, 직장이나 밖에 나와서는 생과일을 가지고 물을 만들어 마시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과일을 말려놓은 칩을 물에 넣고 향과 맛을 우려 마셔도 좋다. 아이스티처럼 진하지 않아도 은은한 향기 나는 과일맛의 물을 쉽게 즐길 수 있다.


ingredients

하귤 민트 watery : 말린 하귤 칩, 배칩, 건 민트

하귤 시나몬 watery : 말린 하귤 칩, 사과칩, 실론(트루) 시나몬 스틱


1) 하귤(또는 레몬, 자몽, 오렌지 등 향기 많은 감귤계 열매)을 4mm 정도의 두께로 썰어 준다.

2) 함께 들어갈 배와 사과 역시 3mm 두께로 썰어준다.

3) 1)의 하귤과 2)의 과일을 과일 건조기를 사용하여 말려준다. (단, 건조기가 없다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이틀 이상 잘 말려준다.)

4) 건 민트와 실론 시나몬 스틱을 구입한다.

5) 1리터 물에 우려서 먹기 좋은 양씩 넣어(대략 하귤 칩 1 / 과일칩 1 / 건 민트나 시나몬 스틱 약간)

    냉장고에 반나절 냉침한 뒤 시원하게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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