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 young in season Jul 30. 2019

바질과 토마토

So italian summer

바질과 토마토, 그리고 모짜렐라(치즈)가 합쳐지면 머릿속엔 자연스레 이탈리아의 국기가 떠오르곤 했다.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요리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 컬러는 그만큼이나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한다. 그리고 은근히 이들이 합쳐지면 어떤 요리에서도 이탈리아스러움을 장착하게끔 만들어버린다.



대표적으로 생바질과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토마토로 만드는 카프레제 샐러드는 같은 재료를 치아바타 안에 넣고 멜팅 샌드위치로 만들어도, 나폴리 도우 위에 올려 피자로 구워도 그 속에 익숙한 고유의  맛을 담아낸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맛의 조합은 바질과 토마토가 가장 넉넉한 여름이라는 계절 속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인시즌 카페의 시작은 여름이었다. 처음 시작하는 카페다 보니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가득했다. 직접 만드는 과일 음료부터 제철 재료를 듬뿍 넣은 카페 밀(식사)까지 제대로 해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졌었다.



일본에서 구경만 하던 아기자기한 카페 밀들을 떠올리면서, 자신이 먹고 싶던 플레이트들을 하나씩 만들어 갔다. 한 그릇의 카레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출근하자마자 카페 뒤편에서 허브로 만든 부케가르니를 넣고 돼지고기로 육수부터 끓여야 했다. '이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을 갖게 되기까지는 서비스되는 매 그릇이 떨리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와중에 우리의 불안을 흔들림없이 잡아주는 한 가지가 있다면, 바질 페스토였다. 파스타도 바질 라이스도 요리의 감칠맛과 베이스를 동시에 채워주는 마법의 녹색 양념장만 있으면, 어느 하나 겁날 것이 없었다.



이탈리아 가정식이 어렵지 않다는 착각을 갖게 된 것은 전부 이 페스토 때문이다. 아마 처음 이탈리아 가정식 요리를 맛 본 곳이 십 년 전의 영국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당시 영국에서는 페스토 같이 맛의 기본이 되는 양념장을 요리에 맞춰 팔았기 때문에 페스토에 신선한 야채나 파스타, 식재료를 얹어 익히기만 해도 스무 살에게는 환상적인 요리였다. 십 년이 지난 지금에야 오리지널 페스토나 라구 소스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 걸리는지 알지만, 여전히 페스토의 편리함만큼은 이탈리아 요리를 시도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이탈리아에서 페스토 재료로 토마토와 바질은 빠질 수 없는 재료다.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은 여름이 되면 김장 담그듯 바질 페스토를 일 년 치 분량 만들어 두기도 한다. 생바질이 가장 넉넉히 나오는 여름에 한꺼번에 만들어놓고 얼린 뒤 1년 내내 조금씩 꺼내먹는 것이 지혜롭다. 토마토 역시 값이 저렴한 여름철에 마음먹고 말려야 두고두고 먹을 분량을 챙겨둘 수 있다. 물론 한 번 만들어두기만 하면 카나페, 샌드위치부터 샐러드, 각종 파스타까지 쉽게 할 수 있으니 브런치 카페에서는 이만한 김장이 없다.



이탈리아 요리의 향과 감칠맛을 내는 페스토는 대체로 향기의 주가 되는 허브나 스파이스가 있고, 고소함을 담당하는 견과류가 더해지며 감칠맛의 끝판왕 경성치즈가 섞여 황금비율을 맞춘다. 여기에 개인 입맛에 맞춘 소금 후추 허브 믹스와 신선한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주면 완성. 예를 들어 드라이 토마토에 아몬드, 파마산 치즈를 넣어 만드는 토마토 페스토 등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발효식품끼리 더욱 잘 어울리는 원리처럼, 이런 페스토를 사용하는 요리에 안초비(또는 멸치액젓)로 간을 맞추면 한층 요리의 맛이 풍부해지고, 맛이 깊어지는 것은 여기서만 알려드리는 작은 팁이다!



Basil Pesto

바질 페스토



처음 바질 페스토를 만들던 날은 요리의 신비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풀에서 소세지 향이 나다니, 도통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때만 해도 파마산 치즈 덩어리와 잣 그리고 생바질 잎을 섞어서 페이스트를 만든다는 말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맛을 본 순간, 곧바로 그 생각들은 완벽히 뒤집어졌다. 풀이 양념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 그날부터 우리는 바질 가득한 허브 텃밭을 꿈꾸기 시작했고, 모든 요리에 허브를 쓰기 시작했다.


150g 분량


ingredient

생 바질 잎 50g

잣 50g

파마산 치즈 60g

올리브 오일 100ml과 산화방지용 약간

마늘 1쪽

소금 1/2 tsp

후추 1/2 tsp


method

1. 생 바질 잎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믹서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고 갈아준다.

3. 깨끗이 소독한 밀폐용기에 2를 담고 산화방지용 올리브 오일로 윗면을 덮어준다.


*바질 페스토는 2~3주가량 냉장 보관할 수 있으며, 이후는 냉동 보관하며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서 먹어야 한다. 한 번 해동한 페스토는 다시 냉동하지 말고 2~3주가량 냉장 보관하면서 먹는다.




Basil Rice with egg tomato scramble

토마토 계란 볶음을 곁들인 바질 라이스



일요일이면 아빠들이 요리사로 변신해 끓여 주시던 짜파게티는 이제 추억의 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물론 엄마보다 더 수준급의 요리실력을 자랑하는 아빠들도 많아졌고, 솜씨는 부족하지만 주말마다 애들에게 무슨 요리를 해줄까 고민하는 아빠들도 있다. 그런 아빠들에게 짜파게티만큼이나 쉬운 이탈리언 레시피를 소개한다.


2인분


ingredient

주먹밥: 밥 2 공기, 소금 1 tsp, 참기름 약간

크래미 4쪽

바질 페스토 2 Tbsp

계란 2개

방울토마토 5알

적양파 1/2개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다진 파슬리 약간


method

1. 볼에 주먹밥 재료를 모두 담고 잘 섞어준다.

2. 1에 크래미를 찢어 넣고 분량의 바질 페스토를 넣어 잘 섞는다.

3. 먹기 좋은 크기로 주먹밥을 뭉쳐 접시에 담는다.

4. 방울토마토는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자르고, 양파는 껍질을 벗겨 채 썬다.

5. 볼에 계란 2개를 풀고, 다진 파슬리와 소금을 넣는다.

6.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4의 방울토마토와 양파를 넣고 센 불에서 살짝 볶는다.

7. 6에 5의 계란물을 붓고 약불에서 스크램블 한다.

8. 소금과 후추를 뿌린 뒤 주먹밥에 곁들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