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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young in season Feb 18. 2020

Egg in Hell

샥슈카  /  세상에서 가장 이국적인 계란 후라이

처음엔 토마토소스에 올리는 계란 후라이, 정도로 착각했던 것도 같다.

강렬한 붉은 소스 위에 꿈뻑이며 익어가는 반숙 계란이라니.



이만큼 강렬한 비주얼의 계란후라이는 처음이라 만들어 먹어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레시피를 찾자니 음식의 이름을 알 수 없다는 것. 핀터레스트에서 찾았던 사진 외에는 음식 이름처럼 보이는 단어를 찾을 길이 없었다. 설마 'egg in hell'이 이름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거친 외국 요리인들의 입버릇, 또는 제스처 같은 것이라고 웃어넘겼던 것도 같다.



샥슈카(CHAKCHOUKA)라는 음식의 영문 표기를 찾아내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려야 했다. 아랍권, 그것도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유래된 요리 레시피를 찾고 있는 줄은 어제까지도 몰랐던 일이다.


샥슈카는 검색창의 요리백과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과 북아프리카 마그레브(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의 총칭) 지역의 전통요리라고 한다.



피망, 토마토, 양파를 기름에 볶고 고추, 하리사(harissa : 마그레브 지역 및 중동의 양념. 홍고추와 마늘(또는 양파), 통조림 토마토, 커민, 고수 씨, 오일을 혼합해 갈거나 곱게 빻은 페이스트), 토마토소스로 양념한 스튜의 일종으로 여기에 달걀을 깨 넣고, 달걀이 다 익으면 마른 민트 잎을 뿌린다고. 짧은 몇 개의 문장 안에 모르는 고유명사만 다섯 개가 넘었다. 특히 익숙지 않은 향신료의 이름들이 등장할수록 레시피에 긴장감을 높였다. 이 정도 되면 이 요리의 별명도 짐작이 되기 시작했다. 하리사라는 양념은 아무리 봐도 우리로 치면 매운 김치 양념 뺨치는 구성을 갖고 있는데, 큐민에 고수 씨까지. Egg in hell은 아무래도 아프리카 요리를 멋모르고 먹었다 매운맛에 당한 사람의 감상이 아니었을까.


물론 넣는 양념장이나 파프리카 가루를 조절하면 맛있게 매운 지점에서 멈출 수 있으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발견한 것이 그린 샥슈카였다.



푸른 풀밭 위에 동동 떠 있는 계란 후라이. 이 버전이라면 아이들에게 만들어 줘도 안심할 수 있었다.



모처럼 호기심이 발동해서 냉장고를 털기 시작했다. 하리사는 없지만, 다행히 파프리카와 양파, 토마토는 남아 있었다. 큐민은 기호에 따라 생략이 가능하다고 하니 패스. 붉은 파프리카 가루와 페퍼 홀은 있고, 토마토소스도 있다면 한 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동시에 붉은 샥슈카의 충격을 완화해 줄, 그린 샥슈카도 방울 양배추와 요즘 달큼한 포항초 한 단이면 오케이. 약간의 생크림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짜렐라, 갈아줄 만한 파마산 치즈 정도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이름이 조금 낯설지만, 의외로 맛은 익숙한 범위 안에 들어온다.

매콤한 토마토소스나 달큼한 시금치 위에 올려 구워낸 반숙 계란 후라이.



접시에 가득 떠 놓고 노른자를 가르는 순간, 따끈한 즐거움이 시작된다.



클래식 샥슈카

CHAKCHOUKA


일단, Egg in hell부터. 맵고 달콤한 토마토소스에 올린 계란후라이부터 시작해 보자.


1~2인분(계란 3개)


Ingredients

400g 다진 토마토 혹은 토마토 통조림(chopped)

계란 큰 것 3개

1 1/2 tbsp 올리브 오일

저민 마늘 1~2알 

잘게 다진 빨간 파프리카 반개

잘게 다진 양파 반개 

향신료 : 레드 파프리카 가루 1 tsp, 큐민 가루 1 tsp(기호에 따라 생략 가능), 카이옌 페퍼 가루와 통후추 약간

소금 1/4 tsp, 설탕 1 tsp(또는 입맛에 맞게)

페타, 리코타 혹은 집에 있는 치즈

생파슬리 혹은 고수잎(잘게 다져 장식용) 

곁들일 빵 : 치아바타나 바게트


Method

1. 중불에 분량의 올리브 오일을 두른 뒤,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고 5분 정도 부드럽게 갈색이 날 때까지 볶아준 뒤 마늘을 넣고 1~2분간 더 볶아 준다.

2. 1에 향신료 가루들을 넣고 잘 섞어주며 1~2분간 더 볶은 뒤, 분량의 토마토를 넣어 함께 섞어 준다.

3. 소금, 후추로 간을 더해 준 뒤 중불에서 5분간 졸여 국물이 조금 줄어들도록 끓여준다.

4. 불을 약불로 줄이고, 3에 계란을 깰 자리를 만들어 준 뒤 조심스레 계란을 깨서 올려준다. 

5. 자작하게 끓이며 팬 위의 계란 흰자가 익기를 기다린다.

6. 흰자가 색이 나면, 불에서 내리고 준비된 치즈와 허브를 올려 먹는다. 토스트 한 바게트나 치아바타를 곁들인다.



그린 샥슈카

GREEN CHAKCHOUKA


순한 샥슈카랄까. 푸른 야채를 볶아 계란을 올려 먹는 아침은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도 편안하다.



1~2인분(계란 3개)


Ingredients

포항초, 시금치 1줌

계란 큰 것 3개

1 1/2 tbsp 올리브 오일

저민 마늘 1~2알 

잘게 다진 양파 반개 

절반을 썰어준 방울 양배추 5~10알

생크림 50g(또는 입맛에 맞게) 

소금 1/4 tsp, 설탕 1 tsp(또는 입맛에 맞게)

모짜렐라, 파마산 혹은 집에 있는 치즈

생파슬리 

곁들일 빵 : 치아바타나 바게트


Method

1. 중불에 분량의 올리브 오일을 두른 뒤, 양파와 방울양배추를 넣고 5분 정도 부드럽게 갈색이 날 때까지 볶아준 뒤 마늘을 넣고 1~2분간 더 볶아 준다.

2. 1에 분량의 시금치를 한입 크기로 뜯어 넣어 함께 섞어 준다.

3. 소금, 후추로 간을 더해 준 뒤 생크림을 넣고 중불에서 섞어준다.

4. 불을 약불로 줄이고, 3에 계란을 깰 자리를 만들어 준 뒤 조심스레 계란을 깨서 올려준다. 

5. 자작하게 끓이며 계란이 없는 자리에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주고 팬 위의 계란 흰자가 익기를 기다린다.

6. 흰자가 색이 나면, 불에서 내리고 파마산 치즈를 뿌리고 파슬리를 올려 먹는다. 토스트 한 바게트나 치아바타를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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