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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young in season Apr 15. 2020

take your energy

making  cereal  bars.

유난히 나른해지는 4월이다. 주로 실내에 갇혀있자니, 더더욱 찌뿌둥한 기운을 지울 수가 없다. 간간이 집 앞 골목으로 마스크 무장하고 산책을 나가보지만, 변화무쌍한 계절의 기운에 따라가자니 역부족이다.



가지마다 가득하게 피어 하얗게 하늘을 다 가려버린 나무 아래, 바람 한 줄기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고 있자니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도 같다. 요즘같이 파란 하늘 밑에 아름다운 봄 풍경을 본 적이 언제였을까.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움직임만이 멈춘 하루에 눈부신 봄날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세먼지보다 다가오는 사람의 숨결이 가장 두려워진 요즘, 유독 세게 부는 바람마저 고마운 것은 웃지 못할 현실이 되었다. 매일 단조로운 풍경 속에서 축 늘어지기 전에, 다시금 다잡아 본다.


이럴 땐, SOS! 조금은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해.



'출출할 땐, 스니커즈!' 인생에서 처음 접했던 에너지바는 뭐니 뭐니 해도 스니커즈다. 근사하게 스케이드 보드를 타고 와서 꼭 한 속으로 툭 봉지를 열고, 당시의 스웩을 뽐내며 무심하게 한 입 무는 스니커즈 광고는 미국 문화에 대한 모든 판타지를 모아 놓은 정수 같은 것이었다. 한 입 깨물 면 찍 늘어나는 캐러멜에 머리가 찡하고 울릴 만큼 달콤한 초콜릿, 땅콩이 씹히는 맛까지 정말 미제스러웠다.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트윅스가 더 만족스러웠지만, 대세는 역시 스니커즈였다. 덕분에 조금 잘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가면, 슈퍼에서 안 파는 미국 수입판 미니 스니커즈를 내주시는 것이 부러웠던 적도 있었다. 



초콜릿이 전혀 안 발린 그래놀라바를 처음 접한 것은 한국이 아니었다. 워낙 단 간식을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은 슈퍼 계산대 앞 줄을 거의 이런 에너지바 종류로 채워놓았다. 이 가판대에서 가장 건강한 것은 견과류 믹스, 제일 단 것은 말 그대로 초콜릿이고 그 사이를 전부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바들로 채워두고 있다. 워낙 시리얼 종류가 다양한 동네답게 에너지바를 만드는 재료도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 쌀튀밥같은 rice crisp부터 그래놀라의 기본인 구운 귀리나 콘플레이크, 통밀 죠리퐁 등 다양한 곡물 시리얼과 견과류, 건과류가 시럽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뭉쳐져 온갖 맛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식 스니커즈와 다른 점이라면, 의외로 칼로리가 크게 높지 않다 보니 출출한 오후 건강한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통곡물의 든든함이 달콤하게 뭉쳐져 한 입 물고 나면, 오후 내내 제법 든든하게 버틸만했다.


집집마다 비상식량으로 시리얼 한 박스는 갖고 있기 마련이다. 잘 뒤져보면 먹다 남은 쌀 튀밥이나 뻥튀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먹다 지친 한입 견과가 있다면 그것도 좋다. 곡물의 종류는 원하는 대로 섞어도 좋은데, 바탕이 되는 시리얼(현미 후레이크, 쌀 튀밥, 귀리 그래놀라, 콘 후레이크 등)이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



원하는 종류의 재료들을 한 입 크기로 잘라 마음대로 섞고 먹기 좋은 사이즈를 결정해 보자. 한 입 크기의 볼도 좋고, 두께 있는 판에 채워 식힌 후 사각형으로 잘라 바를 만들어도 좋다. 한알 한알 개별 입자를 살려 코팅해야 하는 그래놀라보다 품도 덜 들고 만들기도 쉽다.



아무래도 직접 만들면 조금 더 맛있고, 훨씬 건강하다.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고르니 안심이 되고, 아이들을 먹이기도 좋다. 심심한 주말,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다 바닥났다면, 아이들과 에너지 볼을 같이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오븐에 구워내는 과정만 엄마가 해주면 아이들과 함께 다음 주 간식을 만들 수 있다.






My Cereal Bar

시리얼 바


어렸을 적 외할머니네 동네 재래시장에서 쌀 튀밥으로 강정을 만드는 걸 구경한 적이 있다. 대포 같은 데서 갓 나온 고소한 튀밥에 절절 끓는 시럽을 부어 섞고 넓은 평상 위에 펼쳐 놓는다. 긴 각목이 한 번 지나가면 일정한 두께로 펴지고 가장자리를 딱딱 쳐주면 금새 네모나게 모양이 잡혔다. 옆에서 목을 빼고 휘둥그레 쳐다보면 한 조각씩 얻어먹는 묘미가 있었다. 이제 소개할 시리얼 바는 재료와 과정의 차이는 있지만 어릴 적 강정과 기본 원리가 유사하다. 튀밥 대신 볶은 곡식과 시리얼을 취향대로 섞어 뜨거운 시럽을 부어 모양을 잡아주면 완성. 건강한 아침 식사가 한번에 뚝딱 만들어진다.


6개 분량(총 300g)


Ingredient

시리얼: 통밀 후레이크 50g, 현미 후레이크 50g

곡물: 볶은 수수 50g, 볶은 메밀 50g, 귀리 50g

냉장고에 남아있는 견과류, 건과류 전부

애플 시나몬 시럽 또는 메이플 시럽, 올리고당, 꿀 등으로 대체 가능(시럽 양은 재료 총량의 1/4)


Method

1. 용기에 분량의 시리얼을 넣고 적당한 크기로 부순 다음 골고루 섞는다.

2. 팬에 애플 시나몬 시럽(액상 시럽으로 대체 가능)을 넣고 팔팔 끓인다.

3. 팬에 1의 시리얼을 넣고 시럽이 골고루 묻도록 저어준다. 시럽이 절반 이상 줄어들면 불을 끈다.

4. 평평한 판 위에 종이호일을 깔고 시리얼을 넓게 펴서 식힌다.

5. 냉장고에 하루 정도 굳힌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6. 미리 소독해둔 밀폐용기에 흡습제와 함께 넣고 직사광선이 비추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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